<토론 실전!> AI작곡가 '이봄' 저작권료 지급 중단, 찬성 vs 반대

<토론 실전!> AI작곡가 '이봄' 저작권료 지급 중단, 찬성 vs 반대

창작하는 AI(인공지능)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작권을 둘러싼 논쟁도 활발한데요, 얼마 전 국내에서는 AI 작곡가에게 지급하던 저작권료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이슈가 됐습니다. 오늘은 음악을 중심으로 AI 저작권 토론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anotherthinking

지난 9월, 열띤 찬반 토론을 벌였던 'AI가 그린 그림이 미술 대회 1등? 인정해야 한다 vs 인정할 수 없다'에 대한 토론 내용을 기억하시나요. 업로드 이후 지금까지 가장 많은 독자분들의 관심을 받았던 콘텐츠인데요, 오늘은 그 후속 편 성격을 띠는 토론 내용을 공유할까 합니다.  

AI, 즉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술, 음악, 글 쓰기 등 AI는 이미 다양한 창작의 세계 안으로 들어와 있는데요, 그 기술력 또한 놀랄 만큼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작곡하는 AI를 주제로 다뤄보겠습니다.

토론 자료
토론 대상

인공지능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어린이 및 청소년.

**과학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 아이 혹은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아이라면  AI의 창작 세계 전반에 대해 한번 다루며 배경지식을 확장해도 좋습니다.**

작곡하는 AI 아이바(AIVA). 웹사이트 캡처. 
토론 실전

1.뉴스 내용을 공유합니다.

음악, 미술, 패션 디자인, 글 창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AI(인공지능)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얼마 전 우리나라의 AI 작곡가에게 '저작권료 중단'이 결정돼 화제가 됐습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크리에이티브마인드가 개발한 AI 작곡가 ‘이봄’이 그 주인공입니다. 클래식부터 전자음악, 힙합,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하는 AI 작곡가 이봄은 음표를 오선지에 무작위로 배치하고 기존에 학습한 음악 이론을 통해 개연성 있는 선율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몇 초 만에 음악 한 곡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이봄은 지난 6년간 무려 30만 곡을 만들었고, 그 중 3만 곡을 팔아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해요. 지난해에는 가수인 홍진영의 노래 '사랑은 24시간' 등을 작곡해 저작권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봄이 만든 음악 6곡에 대해 저작권료를 지급해오던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지난 7월 저작권료 지급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 곡들을 작곡한 이봄이 AI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며 AI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그 근거입니다. 우리나라 현행법 상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기 때문에 AI가 만든 곡은 저작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Q. 논란의 쟁점은?

AI가 만든 창작물이 점점 많아지면서 저작권을 인정하느냐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요, 이번 '이봄'에 대한 저작권료 지급 중단 역시 AI의 작업물을 '창작물'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 쟁점입니다.

개발자 측에서는 '창작물은 있는데 권리는 없는' 상황에 대해 지적합니다. 그렇게 되면 누군가 영리 목적으로 도용한다고 해도 그 어떤 보호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죠. 또 인공지능 분야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합니다.

그러나 저작권이 법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AI의 창작물이 저작권을 인정받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아직은 지배적입니다. 또 고유한 창의성에 바탕을 둔 창조물이라기 보다 인간이 제공한 정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죠.  

만일 AI가 만든 창작물을 '저작물'로 인정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습니다. AI를 통해 만든 사람의 저작물인지, 처음에 AI 창작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의 저작물인지, 그것도 아니면 학습 시킨 사람의 저작물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Q. 해외에서는 AI 저작권에 대해 어떤 입장?

AI의 창작 활동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저작권 논쟁 또한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대부분의 나라가 AI가 만든 창작물의 저작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구체적인 예로 지난 2월 미국 저작권청은 '크리에이티브 머신'이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제작한 사진에 대해 저작권을 신청한 스티븐 테일러 박사에 대해 '인간의 저작'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 판결을 내렸습니다. 인도에서는 2020년 11월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에 대한 공동저작권을 인정했다가 이듬해 등록이 철회된 바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AI 저작물이 인정된 사례는 프랑스의 음악저작권협회(SACEM)가 인정한 최초의 가상 아티스트 아이바(AIVA)의 저작물 뿐입니다. AIVA는 작곡하는 AI입니다.

저작권에 대한 인정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사례도 최근 생겼습니다. 크리스 카쉬타노바가 AI 이미지 생성 모델인 '미드 저니'를 통해 그린 18페이지 분량의 만화 '새벽의 자리야(Zarya of the Dawn)'에 대한 저작권을 미 저작권청이 인정한 것입니다. 그가 그린 만화 표지에는 작가 이름과 함께 '미드 저니'라는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미 저작권청은 이번 저작권 모두를 카쉬타노바가 소유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AI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긴 했지만, 그림 자체가 아닌 전체 스토리와 레이아웃, 여러가지 요소를 결합해 창작물을 완성해낸 자체를 저작권으로 인정한 것이죠.

얼마전 영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한 창작하는 인간형 로봇 에이다. 연합뉴스 화면 캡처. 

2. 토론 전에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주세요.

-먼저 저작권과 저작권료에 대한 개념을 알려줍니다-

Q. '이봄'은 지난 6년간 받은 저작권료를 다시 반납해야 할까?

Q. AI 작곡 프로그램을 통하면 누구나 작곡가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된 걸까?

Q.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과 '인간이 만든 창작물'이라는 말은 같은 뜻일까?

Q. 'AI'가 만드는 곡과 인간이 만드는 곡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Q. '몇 초 만에 뚝딱' 만들었다는 것은 저작권을 인정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을까?

Q. 작곡가들은 작곡하는 AI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3. AI 작곡가 '이봄'에 대한 저작권료 중단에 대한 찬반 토론을 진행합니다.  

AI 창작물의 저작권 전체에 대한 토론은 너무 범위가 넓으므로, 토론 자료인 국내 AI 작곡가 '이봄'의 저작권료에 대해서만 다루기로 합니다.

<실제로 해봤더니...>

두 아이를 데리고 저작권료 지급이 정당한지, 아닌지에 대해 각각 역할을 바꿔가며 두 번에 걸쳐 찬반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제시한 찬성과 반대 주장과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작권료 지급 중단에 찬성한다(저작권료 지급에 반대)-

  • 저작권료를 주는 것은 법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당연히 중단하는 게 맞다. 아무리 AI의 창작물이 많아지는 시대라고 해도 법적 근거 없이 인정하는 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필요하다면 나중에 법을 바꾼 후에 다시 주는 게 맞다.
  • AI 작곡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곡을 만들어봤다. 스타일, 분위기, 빠르기, 길이 정도만 써넣어도 몇 초 만에 곡을 만들어준다. 이렇게 몇 개 명령어만 입력해서 만든 곡의 창작성을 인정하고 저작권료까지 줘야 할까? 컴퓨터 작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작곡 프로그램은 인간이 많은 것을 주도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 AI 작곡가와 인간은 실력적, 시간적 부분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AI의 학습량은 엄청나고 무한 발전할 수 있으며 곡도 무한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인간이 쓰는 곡은 AI를 따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 AI 작곡가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AI 작곡가의 곡이 저작물로 인정되면 다른 작곡가들의 반발이 심해질 게 뻔하다.
  •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이라는 부분에도 AI 작곡가의 곡은 해당되지 않는다. AI는 학습한 대로 곡을 만드는 것이지 감정을 가지고 작업하지 않는다. 인간이 지시하는 명령어에도 분위기를 입력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저작권료 지급 중단에 반대한다(저작권료 지급에 찬성)-

  • AI 작곡가가 만든 곡은 인간의 명령어 지시를 받고 탄생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과의 협업을 통해 만든 것으로 봐야 하고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 또 AI 작곡가를 경쟁 상대로 보지 말고 음악이 더 발전하기 위한 기회로 볼 수도 있다. AI 작곡가의 창작이 활발해지면 세상에 전혀 없던 장르가 탄생할 수도 있다.
  • 많은 작곡가들이 이미 다양한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곡을 만든다.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하고 음악적 지식이 완전하지 않아도 곡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 우리는 저작권 인정을 두고 문제 삼지 않는다. AI 작곡가는 엄청 발전된 음악 프로그램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AI 작곡가의 곡도 저작권을 인정하고 저작권료 지급도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세상은 발전하고 있다. 악보에 음표를 그리면서 작곡하던 시절과 지금을 비교하면 안된다. 당연히 AI의 발전을 인정해야 하고 그걸 통해 만들어진 창작물을 인정해야 하는 시대다. 만일 법적 근거가 문제라면 지금은 시대에 맞게 법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곡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AI 작곡가가 '뚝딱'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학습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AI 작곡가의 '몇 초'를 인간의 몇 초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다. AI는 혁신이다. AI가 만드는 창작물을 계속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떤 개발자가 더 발전시키려고 하겠나.

-> 찬반 토론이 끝난 후 아이들 각자의 의견을 들어보니 두 아이 모두 'AI 작곡가의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쪽이었습니다. 과학 분야에 관심과 흥미가 대단한 아이들이라 그런지 AI의 발전,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세상의 혁신과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AI가 창작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인정하느냐 마느냐는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도 했는데요. 다만 저작권을 인정하되 인간의 그것과 AI가 만든 창작물은 구분 지어서 생각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냈습니다. 예를 들면 저작권료를 다르게 지급한다던가 AI 창작자만을 위한 저작권 시스템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의 시 쓰는 AI 모델 ‘시아’가 쓴 첫번째 시집, 사진_카카오 브레인

4. 확장된 질문으로 더 깊이 있는 생각을 유도합니다.

Q. 음악을 만드는 작곡 AI는 우리에게 어떤 혜택(장점)을 줄 수 있을까?

Q. AI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인정이 되지 않으면 그 창작물은 어떻게 보호 받을 수 있을까?

Q. 직접 곡을 만든다면 어떤 명령어를 통해 어떤 곡을 만들어보고 싶은가?

Q. AI의 창작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부작용은 없을까?

Q. 창작하는 AI가 더 발전하면 예술가, 뮤지션 등 창작하는 직업은 어떻게 달라지고 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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