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토론' 진짜 너무 좋은데, 이걸 어떻게 나누지?"에 대한 답

"'엄마표 토론' 진짜 너무 좋은데, 이걸 어떻게 나누지?"에 대한 답

아이가 9살일 때부터 지금까지 4년 간 '엄마표 토론'을 하면서 '토론이야말로 반드시 엄마표라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품게 됐습니다. 사교육으론 절대 할 수 없는 진짜 토론력은 물론, 엄마와 아이의 견고한 관계가 덤으로 따라오니 이건 정말 안 하면 손해입니다. 그래도 도저히 시작할 엄두가 안 난다는 분들을 위해 '쉬운 입문'에 초점을 맞춘 새 책 <엄마표 토론>을 출간했습니다. 용기를 갖고 아이와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걸어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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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엄마표 토론>이 막 출간되었습니다. 따끈한 소식을 어나더씽킹랩 독자 여러분들에게 먼저 알려드려요. 10월 7일 현재, 아직 온라인 예약 판매만 가능하고, 12일 이후에 서점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두 번째 책이자 자녀 교육서로서는 첫 번째 책이었던 <생각이 자라는 아이>가 총론 성격이었다면 <엄마표 토론>은 각론 성격입니다. <생각이 자라는 아이>의 한 파트였던 '토론'에 대해 집중하고 몰입해서 쓴 책이죠.

이 책을 쓰는 동안 저는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4년 가까이 내 아이와 직접 '엄마표 토론'을 하면서 "와, 정말 이거 너무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알리지? 어떻게 나누지?" 하는 생각을 내내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내용으로 책을 쓰라니요, 당연히 할 말은 넘치고 기쁨은 가득했죠.

감사하게도 토론과 글쓰기, 학급 경영 등에 대해 강연과 책 등을 쓰시는 '스타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이영근 선생님께서 추천사도 써주셨습니다. 날개를 단 것 같은 기분이에요. 선생님이 추천사에 써주신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한 토론의 첫 걸음을 내디뎌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책 작업을 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는지, 아래 덧붙이는 '에필로그'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좋다는 건 알죠. 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교육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실천할 수 있는 열정과 내공을 가진 엄마가 몇이나 될까요? 일단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요.”

“솔직히 하루 종일 회사에서 시달리고 집에 가면 별로 말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요. 대부분 워킹맘의 현실이 비슷하지 않을까요? ‘엄마표’, 그것도 토론이요? 진짜 언감생심이에요.”

여러 이유로 다양한 상황에서 만나는 부모님들이 ‘엄마표 토론’에 대해 듣고 나면 가장 많이 보이는 반응들이 위와 같습니다. 딱 잘라 말하든 길게 돌려 말하든 핵심은 이렇습니다.

‘정말 좋지만 나는 할 수 없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게 어떻겠느냐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나서면 수강생이 ‘줄을 설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엄마표 토론'에 진심이라서요.”

그런가 하면 저의 ‘진심’에 동참하여 직접 ‘엄마표 토론’을 시도하며 피드백을 보내오는 분들도 더러 있어요. 늘 독서 토론만 생각해서 엄두가 안 나다가 일상 대화를 활용했더니 너무 즐겁더라면서 편견을 깨주어서 고맙다는 분도 있고, 욕심 내지 않고 천천히 접근했더니 이제는 아이가 먼저 “엄마 생각은 어때?”라고 물어보며 토론 대결을 신청해오는 데까지 발전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을 때마다 저는 몇 년 뒤 그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해집니다.

토론이라는 가장 깊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내면을 진실하게 내보이는 동안 얼마나 단단한 관계가 돼 있을까요. 각자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테니 갈등이 생긴다 해도 얼마나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까요. 시시콜콜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문제까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가 돼 있을까요. 아이의 내면이 견고하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엄마가 느끼는 행복은 또 얼마나 클까요.

이제 막 ‘엄마표 토론’을 시작한 분들은 제가 상상하는 몇 년 뒤가 아직 잘 와 닿지 않을지 모르지만, 제 눈에는 선명하게 보입니다. 지난 4년 ‘엄마표 토론’을 하면서 그게 얼마나 행복한 경험인지, 아이의 성장과 가족 관계에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를 제가 이미 경험했고 검증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 아이는 열 세 살 남자 아이입니다. 나이를 들으면 다들 “이제 곧 사춘기 시작”이라며 걱정하지만, 사춘기 걱정은 커녕 주변에서 어떻게 그렇게 사이가 좋으냐고 물어옵니다. 사실 아들 아이와의 관계는 저의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이 좋은 관계의 바탕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주제로든 깊이 대화할 수 있는 힘, 서로의 생각을 궁금해 하고 묻고 답하며 끊임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이 깔려 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대화하기를 즐겨한 이유도 있겠지만, 저는 본격적인 ‘쌍방향’ 대화가 가능했던 9살부터 ‘엄마표 토론’을 일상화한 덕분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잡지 기자 시절에 교육 담당을 하면서 수많은 교육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귀감이 될 ‘엄마표’ 사례나 자기주도 학습의 좋은 예도 많이 보았고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의 사교육 현장을 취재한 경험도 많습니다. 막상 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됐을 때는 교육에 대한 기준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무엇이 됐든 교육은 스스로 즐거워야 하며 아이는 물론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죠.

그 갈증을 해결해줌과 동시에 교육적 가치를 실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엄마표 토론이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엄마표 토론은 관계를 탄탄하게 해주는 대화의 형태이자 동시에 가장 좋은 교육법이기도 합니다. 그것도 교과서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는 가치관과 인격 형성, 공감 능력, 판단력, 올바른 시각을 갖추며 토론 과정에서 수많은 배경 지식도 쌓게 됩니다. 앎에 대한 호기심, 지적 탐구 능력이 커지면 모든 부모님이 꿈꾸는 ‘자기 스스로’의 힘도 발휘하게 되지요.

이렇듯 ‘엄마표 토론’은 장담하건대 관계와 학습력, 둘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일찍 시작하고 꾸준히 실천하면서 몸에 배인 강력한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장벽이 높아 보이지만 어려울 것 없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이미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토론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으니까요. 이제 노력할 것은 조금 더 의식하면서 ‘아, 이 상황에서도 토론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과 태도의 전환을 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똑같이 하던 질문도 오픈형으로 바꾸고, 아이의 생각과 호기심을 건드리는 사소한 말들을 끊임없이 건네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이 책은 토론의 중요성은 알지만 도대체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모르고 무조건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많은 부모님들에게 ‘쉬운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습니다.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말들은 더 많았지만 오직 ‘입문’에 초점을 맞추어 압축한 결과물입니다. 교육에 대해 저와 같은 결을 가진 부모님들, 혹은 좀 다른 교육을 해보고 싶다고 고민하면서도 막상 길을 몰랐던 분들, 힘들지 않고 싸우지 않고 함께 행복한 교육은 없을까를 고민했던 분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작업하는 내내 신이 났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독자 여러분에게 도전의 용기가 생겨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막상 시작하고 보면 ‘별 게 아니네’, ‘나도 할 수 있구나’, ‘생각보다 재밌네’ 하는 의식의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그 즐거움을 동력으로 삼아 지속해 나간다면 여태껏 제가 말했던 ‘엄마표 토론의 힘’을 온 몸으로 자각하게 되는 그 날이 반드시 올 거예요.

그래도 여전히 망설이는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이 책의 어딘가에도 나오듯 ‘토론’ 말고 ‘엄마’에 집중해 보세요. 세상에서 엄마를 대체할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토론도 결국은 대화이고 아이와 하는 대화에서 엄마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은 토론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은 대화의 기술에 관한 것이자 동시에 자녀 교육을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끌어갈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자,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존경하는 이영근 선생님께서 추천사를 써주셨습니다. 날개를 단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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