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질문> 벌써 연말? 시간에 관한 철학적, 과학적, 경험적 질문들
벌써 2024년의 끝자락입니다. 속절 없이 빨리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를 다시 체감하게 되는 이때, 후회와 아쉬움에만 갇히지 말고 시간의 존재와 의미를 되새기는 희망적인 기회로 삼아보시길 바랍니다.
시간 이동하는 서머타임 유지냐 폐지냐?
연말, 다시 시간의 속도를 체감하는 때입니다. 오가는 연말 인사 속에 '쏜살 같은 시간', 'time flies'라는 스테레오 타입의 표현도 흔하게 등장하고요. 어떨 땐 2025년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순간마저 있습니다. 어릴 때 공상 과학 콘텐츠에서 등장할 법한 숫자를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니, 하는 생각에 말입니다.
연말 이슈도 있지만 최근 필자에게는 시간에 대해 다양한 방식과 관점으로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먼저 미국의 서머타임(일광 절약 시간제) 폐지 논쟁입니다. 취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서머타임 제도가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라며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이를 계기로 서머타임을 시행 중인 유럽에서도 관련해 논쟁이 일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서머타임을 시행 중인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이스라엘 등으로 현대적 의미의 서머타임은 1916년 독일에서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처음 시행되었다고 해요. 1918년 서머타임을 도입한 미국은 106년 동안 이를 유지해왔습니다. 우리나라도 서머타임을 시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1948년 미국을 따라 도입했다가 사회적 비용과 여러 혼란 등을 이유로 1960년 중단됐고, 이후 88서울올림픽 때 미국 등 주요국과 시차를 줄일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시행된 바 있습니다.
서머타임을 둘러싼 찬반 논쟁은 최근의 일은 아닙니다. 에너지 절약, 경제적 효과, 삶의 질 개선 등을 이유로 서머타임을 유지해야 한다는 찬성의 의견이 있는가 하면, 생체리듬 혼란으로 건강에 나쁜 영향, 효율성 논란, 사회적 비용과 혼란 등을 이유로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폐지 쪽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로 유럽에서도 서머타임 폐지에 찬성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해요.
서머타임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논쟁 등은 뒤로 하고 서머타임으로 인해 (비록 1시간일지라도) 시간을 되돌리거나 앞당길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도 해봤습니다. 물론 서머타임의 시행은 그저 개념적이고 약속에 불과한 것이지만 어찌 됐든 '시간 이동'을 하는 셈이니까요. (*우리의 사례는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서머타임의 존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듯합니다.)
시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사유가 긍정적인 이유?
서머타임 관련 뉴스 외에도 필자는 최근 들어 시간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아주 흥미롭게 시청하고 있는 EBS 프로그램 '취미는 과학' 중 '시간은 무엇인가' 편에서는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하기 어려운 시간의 개념과 정의, 시간의 비밀, 시간 여행 같은 내용을 다루며 시간을 과학적 관점에서 풀어내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또 아이와 함께 영화 '인셉션'을 보면서 꿈과 현실, 그리고 그 둘의 시간 간극 등을 생각해보았고, 필자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엄마표 토론>에서 놀이공원 매직패스를 다루면서 '시간을 돈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철학적 접근도 해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필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영화 '인 타임'까지 소환해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야말로 연말을 시간에 대한 질문으로 채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간에 관한 이토록 다양한 접근과 질문이 특히 이 시즌에 좋은 까닭은, 보통 연말은 시간의 빠른 속도를 아쉬워하며 후회되는 일만 잔뜩 떠올리기 일쑤이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을 좀 더 과학적, 경험적으로 바라보고 철학적으로 사유하며 상상력까지 동원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가는 자체에 집착하기 보다 시간의 존재와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는 점에서 꽤 긍정적이기까지 하죠.
며칠 후면 새해입니다. 2024년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우리에게는 또 새로운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질문과 대화의 방향은 되도록 희망적인 것이 좋겠죠?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보면 좋을 시간에 관한 여러 질문들을 공유합니다.
❓ 경험적 질문
Q. 시간은 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데 우리는 시간의 존재를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Q. '시간이 빠르다' 혹은 '시간이 느리다'라는 느낌은 왜 생기며 각각 다르게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
Q. 어린이와 어른의 시간 속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Q. 1년, 한 달, 하루, 한 시간 같은 시간 개념이 없다고 하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Q. 시간을 가치있게 쓴다는 것은 어떤 태도를 말할까?
❓ 과학적 질문
Q. 시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존재하게 됐을까?
Q. 1년 365일, 한 달 30일, 하루 24시간 같은 시간 개념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Q. 지구에서의 시간과 우주에서의 시간은 왜 다를까?
Q. 중력과 시간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 철학적 질문
Q. 시간은 어디서 시작됐으며 끝이 있을까? 시간은 실체가 있는가?
Q.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공평할까?
Q. 시간을 사고 파는 것은 가능할까?
Q. 과거, 현재, 미래의 기준은 무엇이며,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을까?
Q. 시간의 가치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 창의적 질문
Q. 시간이 멈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른 사람들의 시간은 멈추고 '나'의 시간만 흐른다면 어떨까?
Q. 아주 아주 먼 훗날 시간 여행이 가능한 때가 오기도 할까?
Q.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과거 또는 미래 어느 순간으로 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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