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질문> 나는 누구인가?(feat.메타인지)

<오늘의 질문> 나는 누구인가?(feat.메타인지)

사춘기의 대표적 '물음'이었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이제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판단하는 질문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질문을 통해 메타인지를 향상시키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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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살면서 이런 질문 한 번 쯤 스스로에게 던져보신 적 있을 겁니다. 사람마다 그 질문을 마주한 시기는 다르겠지만 대개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대표하는 질문으로 여겨졌죠. ("왜 사는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과 함께 말이죠.) 성장의 한 복판에서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그 질문은 실제로 정답을 찾고자 하는 질문이기 보다는 혼란스러운 그 '과정'을 겪는 자체로 의미가 있는 질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물리적 존재로서의 '나'가 아니라 깊은 내면의 나를 발견하고자 하는 물음은 성숙을 동반하니까요.

그런데 이 질문이, 요즘은 학습력 향상에 동반되는 질문으로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바로 '메타인지'를 위한 필수 질문인 겁니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능력'으로 설명되는 '메타인지'는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이 창안한 용어로, 정확히 말하면 나의 인지적 활동에 대해 자각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즉, 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아는 것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지만 '모르는 것'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건 굉장한 경쟁력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이 인지적 능력이 공부에 적용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나의 학습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가'를 알고 있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공부 효율이 높아지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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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에는 '서술지식, 절차지식, 전략지식' 등 세가지 요소가 있는데요. 먼저 '서술지식'은 자신이 얼마만큼의 지식 혹은 능력을 가졌는지 아는 것을 말하고, '절차지식'은 어떤 일이 발생하는 과정을 이해한 정도를 정확히 아는 것을 말합니다. 끝으로 '전략지식'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선택해야 할지 아는 것을 말합니다.

듣기만 해도 '꿈의 능력'같지만 실제로 메타인지는 훈련을 통해 향상 가능하다고들 말합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약점에 대해 어떤 식으로 보완할 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해보는 것, 또 그 과정에서 어떤 방식이 더 유용하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지 판단해보는 것,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수용하면서 적용해보는 것 등을 통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해요.

©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 '메타인지' 향상을 위해 질문하고 대화하세요!

그리고 또 하나, 제가 오늘 강조하는 싶은 '메타인지'를 향상 시키기 위한 좋은 방법은 바로 '질문'입니다. 먼저, 나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나는 어떤 것을 잘하고 좋아하지?'
'나는 이 부분에서 어떤 점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을까?'
'나는 여기서 어떤 면이 이해하기 어려운가?'
'내가 흥미로워하는 분야는 무엇이고 관심 없는 분야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질문에 거침없이 답하고 어떤 질문에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가?'
'나는 어떤 장점이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까?'
'나는 어떤 단점이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 게 좋을까?'
'나는 누구의 조언을 가장 신뢰하고 따르는가? 어떤 도움을 요청하면 좋을까?'

스스로에 대한 질문 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주로 부모님이 이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겁니다. 내 아이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가장 많은 시간을 관찰하며, 아이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어줄 존재가 바로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질문과 대화를 통한 메타인지 향상은 부모에게도 내 아이를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막연히 내가 생각했던 아이의 모습과 질문과 답을 통해 알아차리는 내 아이의 모습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엄마표 토론'을 통해 아이와 꾸준히 질문과 대화를 실천하고 있는 분들 중에는 "내 아이에게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다"거나 "아이가 예상과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아이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아이의 깊은 생각을 들여다보게 된 후에야 비로소 아이의 진짜 모습을 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거죠.

이처럼 부모가 아이의 몰랐던 면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이의 메타인지 향상을 위해 부모가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지만, 관계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입니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신뢰감, 유대감도 높아지게 되니까요.  

그럼 부모님은 아이와 어떤 질문과 대화를 해야 할까요? 역시 위에 제시한 질문처럼 내 아이의 강점과 약점, 흥미와 관심사 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은 기본, 아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그 어떤 질문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슈나 현상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물어도 좋고, 학교 안 팎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도 좋고, 아이의 가치관을 들여다보기 위한 질문도 좋습니다. 다양한 질문을 통해 이뤄지는 수많은 대화 속에서 아이는 스스로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나는 어떤 면이 좀 부족하구나',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등으로 사고가 이어지며 '셀프 진단과 피드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 역시 내 아이에 대한 파악이 이뤄진 후에는 아이의 약점을 보완해주기 위한 질문과 대화를 더 자주 할 수도 있고, 관심이 덜하다고 느껴지는 분야에 대해 질문하고 대화하며 배경 지식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겠죠.


이미지_픽사베이

📌 특목고, 자사고 면접 질문 분석해보니...

최근 특목고, 자사고 등에 지원했다가 아쉽게도 불합격한 사례들을 주변에서 많이 듣고 있는데요, 대부분 실패 요인으로 꼽는 것이 바로 '면접'입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해주는 학원이 따로 있고,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 사교육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합격하는 사례도 분명 없지 않을 겁니다.

궁금한 마음이 들어서 몇 학교의 '면접' 질문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조사를 좀 해봤어요. 학교마다 차이가 있고, 과목별로 학습에 대해 묻는 질문을 제외한다면 공통적으로 면접 질문은 '자기소개서'에 기반하고 있었습니다. '자소서'가 말해주고 있는 학생의 서사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압박 질문들을 통해 면접관들이 파악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메타인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 스스로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 그간 해왔던 것들이 얼마나 자기주도적으로 진행됐는지, 그 과정에서 본인이 깨달은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하고 성장해나갈 것인지 등등 모든 질문들이 '스스로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공통점을 발견한 겁니다.

오늘 제시한 질문은 어쩌면 지금 당장 아이에게 깊이 있는 답을 요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 나 스스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는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서로가 상대를 더 '메타인지'하게 될 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오늘의 질문과 대화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 끊임없이 대화를 통한 '나의 발견'을 이어간다면 비로소 자기 자신에 대해 확고하게 답할 수 있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메타인지' 능력의 향상 말입니다.

오늘의 질문 : 나는 누구인가?

  • 커버 이미지_©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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