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잘 들 보내고 계신가요?

방학은 많은 부모님들에게 '고달픈' 시간으로 여겨집니다. 방학 기간 동안 어떤 프로그램을 계획할지, 어떤 학원 특강을 선택할지, 어떤 체험을 할지, 어디로 여행을 갈지 등 플랜을 빼곡히 채워 넣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낍니다. 주변 엄마들 보면 어디서 그렇게 잘도 찾아내는지 알차게 계획을 세워 놓아서 그렇지 못한 엄마들을 좌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 나는 왜 그렇게 못했지?'

이런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한 자기 검열 혹은 반성 만으로도 힘에 부치는데 아이들은 또 생각만큼 따라와 주지 않으니 더 힘이 들죠. 방학은 부모와 아이 간에 신경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기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 다닐 때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붙어 지내니 안 보이던 것들도 보이고 또 알고는 있었지만 '모른 척' 넘어갈 수 있었던 것들도 하나하나 더 거슬리고요.

지난 번 '한 줄 토론'에서 제시했던 <방학은 왜 필요할까>라는 질문으로 진지하게 대화하고 서로 타협할 만한 만족스러운 계획을 세웠다 하더라도 오래가지 않아 또 다시 부딪치는 지점이 생깁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그러는 건 당연한 일인데 사람 마음이 또 '그래 그럴 수 있지'라면서 태평양 바다와 같은 너그러움을 유지하기가 어렵죠. 이와 같은 이유로 방학 기간이 어쩌면 엄마가 가장 많은 잔소리를 달고 살고 아이들이 가장 많이 야단 맞는 기간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