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부모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레테'에 관한 것입니다.

매년 11월부터 많은 사교육 기관에서는 줄여서 '레테'라 불리는 레벨테스트를 시행합니다. '레테'의 목적은 학원 입장에서 보자면, 긴긴 겨울 방학 동안 시작될 '겨울방학 특강' 수강생들을 모집하고 반을 나누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학부모들에게는 단순히 '반 배치'를 위한 과정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내 아이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말하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어떤 수준인지를 알고 싶은 마음이 크죠. 안 그래도 새 학년을 앞두고 기대보다는 걱정과 염려가 많을 이 시즌에 많은 학부모들이 '레테'를 보고 그 결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중입니다.

문제는 레테를 보기 전과 보고 난 후의 마음가짐이 현저히 달라진다는 겁니다. 처음엔 그저 '객관적으로' 내 아이의 학습 수준이 궁금해서 '레테'를 보게 한 부모님들조차 막상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그 결과를 두고 이어진 학원과의 상담에서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경우, 처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머리로는 '이건 학원의 공포 마케팅이야' 하면서도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것 같고 지금 뭐라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것만 같은 두려움에 갈등하는 분들을 여럿 봤습니다.

오늘 '레테' 이야기를 본격 하려는 건 아니고요, 공부란 모름지기 아이가 호기심과 관심을 느끼거나 자발적으로 어떤 목표 의식을 갖게 돼 스스로 할 때 진정한 성과가 있다고 믿는 저는 오늘도 즐거운 방식의 공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