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실전!>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 해야 한다 vs 하지 말아야 한다
동물에 관한 주제는 늘 아이들이 가장 관심 갖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특히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점점 늘어나면서 반려 동물에 관련된 이슈에는 더 집중하고 몰입하기도 합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반려 동물 보유세' 이슈입니다.
토론 자료
토론 대상
세금 개념을 이해하고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어린이.
** 아직 세금에 대한 개념을 모르는 아이더라도 '동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이번 이슈를 통해 세금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세금은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데, 아이가 관심 갖는 사안을 이용한다면 보다 재밌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토론 실전
1.내용을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 비중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데다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인구조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312만 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략 7가구 중 1가구가 반려 동물을 키우는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반려 동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고 동물 복지나 유기 동물 등에 대한 사회적 문제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반려 동물 보유세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필요하다는 입장과 섣부른 판단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Q. 반려 동물 보유세란?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매년 일정 금액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걷어진 세금은 동물 복지, 동물 관리 등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제도입니다.
Q.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 논의 배경은?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관련된 각종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유기 동물 문제입니다. 유기되는 동물은 해마다 10만 건 이상 발생되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의 '2021년 유실, 유기 동물 분석'에 따르면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어버린 반려 동물은 총 11만6984마리. 12만 8717마리가 유기 또는 유실 됐던 2020년 대비 약 9%가 감소하긴 했지만, 2017년(10만840마리), 2018년(11만8697마리), 2019년(13만3513) 등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10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유기 동물이 늘다 보니 구조 및 보호 비용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농립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반려 동물 보호와 복지 관리 실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전국의 보호동물센터는 280개로 운영 비용만 267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도의 232억원에 비해 약 15% 이상 증가한 금액입니다.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으로 반려 동물과 관련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 등의 비용은 해당 가구들이 담당하는 게 맞다는 취지인데요, 그와 함께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구들이 더 책임감을 갖게 돼 무책임한 입양이나 학대, 유기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Q. 사람들 반응은?
찬성과 반대 입장이 팽팽합니다.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에 대한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제2차 동물 복지 종합 계획(2020년~2024년)'에서 "오는 2022년부터 반려 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 복지 기금 등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가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정부가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시작하려다 역시 거센 반발에 부딪쳐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반려 동물 보유세를 반대하는 입장은 세금을 낸다고 해서 동물 학대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있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구들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부담으로 인해 도리어 유기되는 동물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이슈를 두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실시한 찬반 여론 조사를 보면 대체로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반려 동물 보유세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는 편입니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보다 키우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찬성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반려 동물 가족들이 반대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에 비하면 꽤 많은 이들이 찬성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을 키우면서 보유세에 찬성하는 이들은 그러나 단순히 세금을 내는 데에 대한 동의나 찬성 이라기보다 보유세가 반려 동물의 의료 체계 정비나 반려 동물 문화가 성숙해지는 등 세금으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에서 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반려 동물을 키우는데 굉장히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정 금액의 세금도 부담하기 힘들어 유기해야 하는 처지라면 키우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이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세금 징수를 위해서는 반드시 동물 등록제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세금 회피를 위해 등록 자체를 하지 않는 등 책임 회피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유기 동물을 줄이고 반려 동물 가족의 책임감을 강화 등 긍정적 효과를 내기 위한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반려 동물 복지 등이 아닌 유기 동물에만 초점이 맞춰진 반려 동물 보유세는 결코 바람직한 정책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Q. 해외에서는 어떻게?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와 미국, 캐나다 등 17개국이 넘는 많은 나라들이 이미 반려 동물 보유세를 시행 중입니다. 다만 개를 대상으로 한 세금입니다. 독일은 동물 보호법이 가장 강력하게 시행되는 나라로, 각 지자체마다 금액이 다른데 대개 2마리 이상부터는 누진세를 적용 세금이 더 올라갑니다.
베를린은 2022년 기준으로 한 마리당 연간 120유로(약 16만9000원), 추가 되는 개는 연간 180유로(약25만4000원)를 내야 합니다. 이처럼 2마리 이상일 경우 세금을 더 징수하는 이유는 한 가정에서 두 마리 이상을 키울 경우 동물들의 생활 환경이 더 열악해져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것을 고려한 것입니다. 당연히 안내견, 의료견, 구조견 등의 개는 보유세가 면제되고, 생계 지원을 받는 경제적 취약 계층이나 노령층, 소득 감소 등으로 연금을 받는 경우에도 세금이 면제됩니다. 프랑크푸르트의 연간 반려견 보유세는 2022년 기준 102유로(약14만4000원)이고 맹견 보유세는 무려 900유로(약 127만원)에 달합니다.
2. 토론 전에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주세요.
-반려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반려 동물을 입양할 때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반려 동물을 키우는 책임감 있는 태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반려 동물 보유세와 책임감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3.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 '해야 한다 vs 하지 말아야 한다', 찬반 토론을 진행합니다.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번갈아 가면서 두 번 토론을 진행합니다.
<실제로 해봤더니...>
해당 주제를 가지고 우리집 아이와 아이 친구 등 두 아이를 데리고 찬반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제시한 찬반 의견과 그에 대해 반박 의견으로 제시된 내용을 대화 구성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은 필요합니다. 반려 동물을 키울 때 세금을 내야 한다면 키우기 전에 더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유기 동물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반박
"입양할 때 더 신중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세금이 부담일 수 있습니다. 결국 세금 때문에 더 많은 반려 동물이 유기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 재반박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고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세금이 부담돼 반려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이라면 진짜로 자신의 반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나중에 다른 문제가 생겼을 때도 얼마든지 유기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반려 동물 보유세를 도입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면 책임감이 큰 반려 동물 가족들이 훨씬 더 많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세금을 내면 반려 동물에 대한 애착도 더 강해질 것이고 케어 등 혜택도 더 생겨날 것입니다. 큰 효과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부작용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재반박
"반려 동물 보유세를 낸다고 해서 혜택이 많아진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 재반박
"반려 동물 보유세는 목적세라고 돼 있습니다. 세금을 반려 동물을 위해서만 쓴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 재반박
"뉴스를 보면 유기 동물 보호소 운영비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러면 결국 세금을 걷어도 유기 동물 케어 등에 쓰이지 않을까요. 만일 그렇다면 세금을 걷는 것 때문에 유기 동물이 늘어날 수 있고, 또 그 세금으로 늘어난 유기 동물을 보호하는 데 쓰는 반복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금을 낼 이유가 없지 않나요?"
<-> 재반박
"그런데 반려 동물 보유세를 도입한다고 해서 바로 유기 동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유기 동물 보호 비용 등도 어차피 지금은 일반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쓰고 있는데, 반려 동물로 인해 생기는 비용은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부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금을 낼 수 없는 여건이라면 반려 동물을 제대로 케어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
<-> 재반박
"그럼 세금으로 반려 동물을 키우는 자격을 주자는 것입니까? 돈이 있는 사람만 반려 동물을 키울 수 있다면 오히려 사회적으로 문제 아닙니까?"
<-> 재반박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다른 나라들처럼 세금을 깎아주거나 없애주는 등으로 얼마든지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반려 동물 보유세를 내면 그런 분들이 키우는 반려 동물들에게 혜택을 주어서 다 같이 건강하게 반려 동물을 잘 키울 수도 있습니다."
<-> 재반박
"나중에는 필요할 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 도입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론 조사 결과가 찬성이 많기는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도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우선은 먼저 그에 대해서 깊은 논의가 이뤄진 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종 의견을 들어 보니-
두 아이 모두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는데요, 아이들은 반려 동물 보유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반려 동물의 천국이라는 독일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동물 복지도 잘 돼 있고 반려 동물에 대한 책임감이 큰 독일의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보유세 도입 찬성의 이유로는 반려 동물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면서 책임감이 훨씬 커질 것이기 때문에 점점 유기 동물이 줄어드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또 그 세금으로 우리나라도 반려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습니다.
대신 지금 당장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 아이 모두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억지로 밀어붙여 강제로 세금을 내게 한다면 부작용이 훨씬 클 것 같다고 했습니다.
4. 연관된 질문으로 생각의 확장을 유도합니다.
-세금 이외에 유기 동물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독일이 반려 동물의 천국인 이유는 세금 때문일까, 다른 이유 때문일까?
-반려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 낸 세금이 반려 동물 복지 등에 쓰인다면 손해를 보는 걸까?
마찬가지로 내가 낸 세금이 직접적으로 나에게 혜택이 되지 않는다면 손해인 걸까?
(내가 낸 세금이 사회적 약자 등에게 쓰이는 현실에 대한 이해,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에 관한 생각으로 확장)
-반려 동물을 키우는 집이 점점 늘어나는데, 다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에티켓에 관련된 생각으로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