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실전!> 모기 멸종시키는 유전자 조작 모기, 괜찮을까?
여름철 불청객 모기,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모기 때문에 고생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몇 해 전부터 유전자 조작 방식을 통한 모기 박멸 실험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토론 자료
토론 대상
모기 때문에 고생해 본 어린이라면 누구나.
기대 효과
모기라는 대상 자체가 아이들에겐 일상적이고 '할 말'이 많은 주제입니다. 따라서 유아기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상관없이 난이도를 조정해 즐겁게 토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재는 쉽지만 내용은 다분히 과학적이고 교육적이라는 점에서도 훌륭한 토론 소재입니다. 해충과 익충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 전염병의 매개가 되는 동물, 유전자 조작의 개념과 방식, 과학의 발전과 인류 발전의 상관관계, 환경 변화와 생태계 관계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확장도 가능합니다.
토론 실전
1.내용을 공유합니다.
Q. 유전자 편집 기술로 모기를 없앤다고?
모기에 물려 고생한 경험은 누구나 있습니다. 그런데 모기는 단순히 귀찮은 존재를 넘어 질병을 옮기는 해충입니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질병이 대표적인데요, 이런 이유로 과학계에서는 모기를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최근 눈에 띄는 기술은 유전자 편집을 통한 모기 박멸입니다. 모기의 알에 연구진이 만든 유전자 조각을 넣어주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태어난 수컷 모기는 야생 암컷 모기와 짝찟기를 해 알을 퍼뜨리게 되는데, 이 중 사람의 피를 빠는 암컷은 유충일 때 죽어버리고, 사람 피 대신 과일즙을 먹고 사는 수컷만 살아남게 되는 거죠. 결론적으로 이 기술을 이용하면 전염병을 퍼트리지 않는 수컷 모기만 남고 결국에는 전체 모기 수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미국 연구팀이 2021년 플로리다주에 유전자 조작 모기 500만 마리를 풀어놓고 모기 서식지를 관찰한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유충이 확연이 줄었고, 채취된 유충 2만여 마리는 모두 '조작된'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가운에 암컷 유충은 성충이 되기 전에 모두 죽은 것으로 나타났고요.
Q. 살충제보다 효과적?
모기 서식지가 보통 숲 속이나 하수구 등 찾기 어려운 곳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살충제가 닿지 않는 부분도 많은데요, 유전자 조작 모기를 통해 암컷 모기의 숨겨진 서식지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살충제보다 장점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요. 뿐만 아니라 살충제는 모기 뿐 아니라 다른 곤충이나 환경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살충제의 잦은 사용으로 이미 많은 모기들이 살충제에 내성을 보인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에 유전자 조작 모기를 통한 방식이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해요.
Q. 부작용 및 안전성은?
일각에서는 인위적으로 조작한 유전자를 가진 생물들이 자연에 방사되면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팀 입장은 인간이나 생태계에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적다는 것인데요, 방생된 유전자 조작 모기들이 2~3달의 시간이 지나면 자연에서 완전 사라지기 때문에 조작된 유전자가 환경에 오래 남아 있지 않으므로 안전하다는 주장이죠.
Q. 감염병을 줄이는 데도 성공적?
모기 감소 효과는 확실하지만 감염병 감소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들더라도 다른 경로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한계점도 있다고 해요.
2. 토론 전에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주세요.
-모기 때문에 괴로웠던 경험을 이야기해볼까?
-모기는 100% 해로운 곤충일까? 또 다른 해로운 곤충은 뭐가 있을까?
-모기는 어떤 식으로 감염병을 옮길까?
-지구상에서 모기가 완전히 사라져도 아무 문제가 없을까?
-모기를 인위적인 방법으로 없앨 때 이로운 점이 클까, 문제점이 많을까?
-모기를 멸종시키는 이 방법은 감염병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까?
-예방 주사 등 다른 방법으로 감염병을 막을 수는 없을까?
-아프리카 대륙에서 모기로 인한 감염병이 더 흔하게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
-모기가 아닌 다른 경로로 전염되는 감염병이나 바이러스에도 유전자 조작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까?
3. 찬반 토론을 진행합니다.
유전자 조작이라는 인위적 방법을 통한 모기 박멸에 찬성한다 vs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가 있으므로 반대한다, 는 입장으로 각각 번갈아가며 토론합니다.
<실제로 해봤더니...>
-유전자 조작 방식을 통해 모기 박멸은 필요하다-(찬성)
- 모기는 말라리아, 뎅기열 같은 전염병을 옮길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이점도 없는 해충 중의 해충이다. 유전자 조작 방식을 통해 모기 개체수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전염병을 줄일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기후 위기로 인해 더 많은 모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들었다. 그렇게 되면 질병의 확률은 더 높아지고 인류에 더 큰 피해를 주게 될 것이다. 살충제 같은 기존에 모기를 죽이던 방식은 유해할 뿐만 아니라 내성을 갖게 해 더 강한 살충제를 사용해야 하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 유전자 조작 방식으로 안전하게 모기를 박멸할 수 있다면 인류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혹시 모를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미 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고 있고, 또 이 문제는 앞으로 실험을 거듭하면서 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한 후에 전면적으로 실행하면 되는 문제다.
- 유전자 조작을 통한 모기 박멸이 오히려 후진국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점에서도 적극 찬성한다. 경제 수준이 괜찮은 나라의 국민들은 예방 주사 등을 통해 전염병을 피할 수 있는데, 그럴 여력이 없는 국가의 사람들은 모기 때문에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는 건 너무 불공평하다. 전체적으로 모기를 박멸한다면 경제 수준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다.
-유전자 조작 방식을 통한 모기 박멸은 위험하다-(반대)
- 모기가 해충인 건 맞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직 100% 안전성을 믿을 수 없는 유전자 조작 모기를 통해 모기를 박멸하겠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연 상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도 알 수 없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방식이다.
- 연구진이 한 실험은 아주 일부 지역에서만 진행된 것으로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됐을 때도 똑같이 안전하다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나. 뿐만 아니라 그런 식으로 모기 개체수를 줄인다고 해서 감염병이 확연하게 줄어든다는 확신도 없는 상태라면 굳이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 GMO 등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험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나중에 어떤 영향을 끼칠 알 수 없다는 점이 더 큰 위협이라고 생각하는데 유전자 조작 모기 역시 당장은 모기 수를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어떤 위협이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 모기가 옮기는 감염병이 문제가 된다면 그 감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더 연구되어야지 그러니까 아예 없애버리자,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실제로 모기로 인한 감염병이 많이 발생하는 국가는 후진국들인데 그 나라들에 대한 예방 주사 지원 등 다른 방법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 의견 및 정리 발언 들어보니...>
모기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많은 아이는 토론 전 적극 찬성의 입장이었습니다. 이전에 GMO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해 토론할 당시 '생태계와 환경에 끼칠 영향을 생각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과 극명하게 다른 태도였는데요, 놀랍게도 토론이 끝난 후 입장이 다소 바뀌어 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 조작 모기를 통해 모기를 박멸하는 방식은 먼저 안전성에 대한 검증과 연구가 확실히 진행된 후 실행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놀랍게도 다른 친구들과 같은 주제로 토론했을 때도 대부분 유전자 조작 모기를 방생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자연과 생태계에 인간이 개입하는 것이 어떤 위험을 불러올 지 모른다는 불안과 이 방식을 통해 감염병을 완벽하게 없앨 수 있다는 장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그 근거였습니다.
4. 연관된 질문으로 생각의 확장을 유도합니다.
-기후변화와 모기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유전자 조작 식품(GMO)은 왜 탄생했을까?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유전자 조작 기술은 또 어디에 활용될 수 있을까? 인류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유전자 조작과 유전자 가위는 어떻게 다를까? 유전자 가위의 적용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