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실전!> 리셀 테크, 규제가 필요할까? 찬반 토론
새로운 소비 문화의 한 축으로 떠오른 리셀. 최근 들어 리셀 시장과 리셀 테크를 둘러싼 논쟁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전문 리셀러'라 불리는 이들의 등장으로 규제의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토론 자료
토론 대상
물건을 사고 파는 거래 행위, 투자를 통해 수익을 발생 시키는 재테크 등에 대한 개념 이해가 가능한 누구나.
기대 효과
현 세대의 특징적인 소비 문화와 재테크 등의 경제 관념과 의식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건강한 소비와 거래 문화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리셀 시장의 가격 결정 과정을 통해 중요한 경제 개념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까지 흥미롭게 배울 수 있습니다.
토론 실전
1.내용을 공유합니다.
Q. 리셀이 새로운 소비 문화 트렌드?
리셀(resell)이란 '다시'라는 뜻의 접두사 're-'와 'sell'(팔다)의 합성어로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행위를 말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싸게 내놓고 거래하던 중고 거래가 '재활용'하는 측면이었다면 리셀은 많은 이들이 갖고 싶어하거나 구하기 힘든 물건의 '가치'에 값을 매겨 가격이 형성됩니다. 당연히 리셀 가격은 대부분 원래 구매 가격보다 높게 책정되는데요, 많게는 몇 배까지 가격이 뛰기도 할 정도라고 합니다.
리셀 문화의 시작은 주로 명품이나 한정판 상품 등 '오픈 런'을 부르는 제품들이었는데, 지금은 보다 대중화되면서 더 많은 제품군들이 리셀 시장에서 거래되는 분위기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네이버의 '크림', 무신사의 '솔드아웃' 등 다양한 온라인 리셀 거래 플랫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해요.
Q. 리셀 테크는 새로운 재테크 수단?
리셀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갖고 싶어서는 사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되팔 목적을 가지고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건데요, 다시 말해 '웃돈'을 얹어 팔아 '이득'을 남기겠다는 일종의 재테크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겁니다.
이처럼 리셀 시장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며 아예 '리셀 테크'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한정판 신발을 재판매하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 '샤테크(샤넬+재테크)', '레테크(레고+재테크)', '스벅테크(스타벅스MD+재테크)' 등 품목에 따라 다양한 '리셀 테크'가 존재합니다.
리셀 테크의 장점으로는 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주식과 코인, 부동산 등에 비해 소액으로 단기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한정판 제품은 적게는 10~20%, 많은 경우 10배 이상부터 20배까지 수익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업계에서는 현재 리셀 시장 소비자의 30~40%가 MZ 세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Q. 전문 리셀러의 등장으로 투기화?
문제는 오직 재판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 리셀러들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전문 리셀러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새벽부터 줄을 서 인기 제품을 싹쓸이하는 등의 방식으로 인기 제품을 사들여 많은 웃돈을 붙인 뒤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행위가 리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가수요를 늘리고 그만큼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어 웃돈을 더 많이 붙이는 식으로 리셀 시장을 변질시킨다는 것이죠.
그러나 리셀러들은 자신들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정당하게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일부 브랜드나 제품의 경우 노력만으로 살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리셀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의견까지 나옵니다. 또 티켓 리셀의 경우, 공연 전까지 재판매를 하지 못하면 전액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리셀러들도 리스크를 감당하기 때문에 투기로만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고요.
Q. 리셀러 근절 위해 리셀 금지 조항?
리셀의 주요 대상이 되는 브랜드들도 전문 리셀러의 등장과 활동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데요, 인기 제품은 리셀가가 계속 오르기도 하지만, 비인기 제품은 신제품 가격보다 리셀가가 더 저렴하게 책정되는 등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결국 일부 브랜드들은 리셀러들을 근절하기 위해 '리셀 금지 조항'을 추가했다고 하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히려 오픈 런 유도를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해 구매 욕구를 증진시킨다는 건데요, 결국 전문 리셀러가 등장한 배경에 브랜드들의 책임도 없지 않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리셀 시장이 커지고 있고 만큼 전문 리셀러들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시장의 한 축인 소비자가 외면 당하지 않는 건강한 소비 문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보는 거죠.
2. 토론 전에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주세요.
-중고 거래와 리셀은 어떻게 다를까?
-리셀 테크의 대상은 어떤 제품(물건)들일까?
-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물건일수록 가격이 더 올라가는 리셀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대해 알아봅니다. 어떤 상품의 수요(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와 공급(제품이 한정적인 것)이 가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리셀 시장의 가격 형성 방식을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티켓 리셀은 일반 리셀 시장과는 어떻게 다를까?
(*해당 일자가 지나면 가치가 사라지는 '티켓'의 경우에는 리셀 테크가 아닌 '암표 매매'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리셀만을 목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전문 리셀러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정당한 노력과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라는 리셀러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돈을 주고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오픈 런' 줄서기를 하는 것은 '정당한 노력'의 범위에 해당할까?
-명품 등 브랜드 입장에서 리셀 시장은 이득일까, 손해일까?
-건강한 거래 문화란 무엇일까?
3. 찬반 토론을 진행합니다.
리셀 테크를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니면 투기의 일종으로 보고 리셀러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지에 대해 논의합니다.
'리셀 테크, 규제가 필요하다'에 대해 찬성 vs 반대의 입장으로 각각 번갈아가며 토론합니다.
<실제로 해봤더니...>
-리셀 테크, 규제가 필요하다-(찬성)
- 리셀 테크는 일반적 재테크나 투자로 보기 어렵다. 오직 웃돈을 붙여 팔기 위해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해 물건을 구매하는 리셀러들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어떤 방법을 써도 '정상가'로는 구매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버리는 셈이 된다. 이런 방식은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
- 리셀러에게는 '윈'인지 몰라도 더 많은 돈을 내고 물건을 사야 하는 소비자는 절대로 '윈'일 수 없다. 만일 리셀러들이 자기가 쓸 것도 아닌 물건을 판매용으로 '사재기'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소비자에게 기회가 돌아갔을 수 있다. 모든 리셀러들을 규제하자는 게 아니라 이처럼 전문 리셀러들에 대한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 물건에 소비자 가격이란 게 왜 있나. 리셀러들로 인해 웃돈을 주고 사는 게 당연한 상황이 된다면 점점 더 많은 웃돈이 붙게 돼 소비자들의 피해만 커질 수 있다. 또 리셀 테크가 과도한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예상할 수 없는 나쁜 상황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 리셀 시장이 확대되면 정상 판매가는 의미 없고 '리셀 가격'이 기준이 되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생길 것이다. 건강한 소비 문화를 위해서라도 리셀 테크는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
-리셀 테크, 규제하면 안 된다-(반대)
- 리셀 시장은 서로 필요에 의해 생겨난 시장이지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낸 게 아니다. 또 리셀 덕분에 누군가는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윈윈'하는 상황이다.
- 물론 '사재기'를 하는 리셀러들은 비도덕적인 게 맞다. 하지만 리셀 시장에는 그런 리셀러들만 있는 게 아니다. 구매해서 재판매할 목적으로 접근하는 전문 리셀러들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어디서부터 전문 리셀러라고 구분할 수 있는지 기준도 애매하다. 그렇다면 모든 리셀러들을 규제해야 한다는 건데, 자기가 노력해서 구매한 물건에 대해 그 가치에 따라 웃돈을 붙여서 판매하는 행위가 왜 문제가 되는가.
- 리셀 테크로 돈을 버는 경우도 있겠지만 손실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주식이나 코인처럼 어떤 때는 오르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내릴 수도 있다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리셀 테크도 자기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서 이익을 창출하는 일반 재테크와 비슷한 개념으로 봐야 한다.
- 개인 간에 물건을 거래하는 행위까지 규제를 한다면 심각한 자유 침해라고 생각한다. 전문 리셀러들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면이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규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최종 의견 및 정리 발언 들어보니...>
의외로 아이들은 리셀 테크가 크게 문제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먼저, 리셀 시장이 생긴 이유가 자연스러운 발생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즉, 어떤 기업이나 누군가가 일부러 만든 시장이 아니라 그 제품을 갖고 있는 사람과 필요한 소비자 사이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새로운 소비 문화이기 때문에 설령 문제점이 다소 있다고 해도 규제를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재판매를 목적으로 물건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 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더 붙여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과도하게 웃돈을 붙여서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격 상한선이나 이득을 남기는 %를 제한하는 식으로 적정한 범위 설정을 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는 추가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규제도 필요할 수 있다는 발언도 했는데요, 예를 들면 다수의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해 물건을 싹쓸이하는 등 사재기를 하는 악덕 리셀러가 있다면 그 사람들은 물건을 독점해 가격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만큼 규제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