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실전> '가해자 신상 털기' 인터넷 사적 제재, 어떻게 봐야 할까? 찬반 토론

<토론 실전> '가해자 신상 털기' 인터넷 사적 제재, 어떻게 봐야 할까? 찬반 토론

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른바 '신상털이'를 통한 사적제재가 활발합니다. 마치 정의의 실현인 것처럼 잘못된 인식을 낳기도 하는데요, 올바른 가치관 형성이 필요한 어린이, 청소년들과 논의해봐야 할 이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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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자료
사법 처리는 ‘고구마’, 신상털이는 ‘사이다’?…인터넷 사적제재에 엇갈리는 반응
사법 처리는 고구마, 신상털이는 사이다인터넷 사적제재에 엇갈리는 반응 초등교사 연이은 사망에 가해자 신상털이 속출 유튜브 통해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 공개하기도 전문가 사적제재가 오히려 법치 붕괴 가속화 가해자 인권 치중한 사법제도 탓 의견도

토론 대상

교사 사망 등의 사회 분야 이슈에 대해 공유가 가능하고, 법적 제재와 사적 제재 등 개념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며, 이성적 사고를 바탕으로 '가치 판단'이 가능한 초등 고학년 이상이 적합.  

기대 효과

어른의 시각으로 봤을 때 '그럴 수도 있지'라며 감정적으로 동조할 수 있는 사안이더라도,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바른 시각'을 갖도록 강하게 유도해야 하는 논제들이 있습니다. 옳고 그름에 관한 가치관 형성을 돕는 주제들이 그러한데요, 사적 제재 역시 마찬가지 논제입니다. 사적 제재가 불러오는 효과적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방법이라는 점을, 찬반 토론을 통해 아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지도해주세요. 더불어 법의 역할과 사회 질서,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구성원의 노력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토론 실전

1.내용을 공유합니다.

  • 활발한 신상털이, 범죄 예방 효과?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사건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신상털이가 활발해지면서, 이슈가 되는 사건에 대해 네티즌들이 "신상을 좀 털어달라"며 대놓고 온라인에 신상털이를 요청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법으로 처벌이 안 되면 네티즌이 처벌해야 한다"는 식인데요, '신상털이'로 일종의 사적제재를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공적인 사법 절차는 처벌하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신상털이 같은 사적제재는 효과가 빠르고 확실하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적제재에 실질적 범죄 예방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 어떤 사례들?

최근 초등학교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로 부각되면서, 해당 교사들을 괴롭혀 온 것으로 지목된 가해자들의 신상이 SNS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가해 학부모들 이름과 얼굴은 물론 이들이 운영하는 가게 등이 공개되자 시민들이 직접 방문해 쓰레기를 버리거나 욕설을 써 붙이는 등 나름의 '응징'을 가하면서 결국 폐업하는 데까지 이르렀죠. 또 다른 가해 학부모는 신상정보 공개 후 직장으로 민원이 빗발쳐 해직 처리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한 유튜버가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8월에는 '강남 롤스로이스 사건'이라 불리는 이슈의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일들에 대해 수많은 대중은 "국가도 못하는 일을 해줘서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해요. 신상공개를 통한 사적제재는 최근의 일만은 아닌데요, 2020년 강력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한 '디지털교도소', 2018년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배드파더스' 역시 사적제재 논란을 일으키며 여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 엇갈리는 반응?

'통쾌하다'는 대중들의 반응 및 지지와 달리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상털이가 오히려 사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발달 후 신상털이는 수없이 있어왔지만 유사 범죄 예방 효과에 대해 증명할 수 없을 뿐더러 범죄자가 신상공개를 두려워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란 논리가 말이 되지 않는단 겁니다. 또한 사적제재가 '정의'의 탈을 쓰고 반복된다면 공권력이 힘을 잃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법치주의를 무너뜨려 범죄자들이 더욱 활개를 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신상털이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로 엉뚱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말할 것도 없죠.

다만 이처럼 사적제재에 열광하는 원인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법에 대한 불신, 피해자보다 가해자 인권에 집중하는 듯한 사회적 분위기에 국민들은 저항하고 사적제재를 응원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 범법자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 처벌의 확실성 등이 사적제재 열풍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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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제재(私的制裁)'란 공공의 권력이나 사법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개인 또는 집단이 범죄자에게 벌을 주는 행위를 의미. 피해를 구제해주거나 억울함을 갚아준다는 뜻에서 '사적 구제’나 '사적 보복'으로 불리기도. ‘응징’도 비슷한 뜻의 말. 고대사회에선 질서 유지의 주요한 수단이었던 사적제재는 이후 사법 체계가 만들어지며 국가가 형벌권 행사를 전담하게 되자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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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선 '촉법나이트'는? 인스타그램 계정 '촉법나이트'가 최근 사적제재 논란에 불을 지핀 당사자인데요, 자신을 '촉법소년'이다라고 밝힌 계정주는 교사 사망 사건 등에 연루된 가해 학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해 가게 폐업, 해직 처리 등의 결과를 유도하며 폭발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촉법나이트 계정의 활동을 두고 여론의 반응은 우려와 응원으로 갈렸는데요, 계정주는 더 적극적인 사적제재를 예고하는 등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모든 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을 비활성화하며 활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드라마, 영화 등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사적제재.

2. 토론 전에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주세요.

Q. 대중들이 신상털이 같은 사적제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Q.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는 기본적 인권인데 무단으로 공개하는 행동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Q.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Q. 신상털이나 사적제재는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까? 아니면 단순한 집단의 분노를 표현하는 수단일 뿐일까?
Q. 잘못된 정보나 오해로 엉뚱한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Q. 신상털이로 인한 2차, 3차 피해는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Q. 사적제재는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까?
Q. 신상털이나 사적제재가 활발해지면 사회 분위기는 어떻게 변해가게 될까?
Q. 법적 처벌이나 제재가 충분하지 않다면 어떤 방법을 찾는 게 맞을까?
Q. 법은 사회 질서 유지에 어떤 역할을 할까?
Q. 대중이 법을 신뢰하지 않고 '사적제재'를 지지한다면 사회 질서는 어떻게 될까?

3. 찬반 토론을 진행합니다.

<실제로 해봤더니...>

-사적 제재, 필요하다-(찬성)

  • 법적 제재를 통해 모든 일이 해결된다면 아무 문제도 없다. 하지만 최근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국민들은 우리나라 법적 처벌이 너무 약하고, 심지어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도 많다. 일부 사건만 보더라도 가해자만 철저히 보호 받고, 피해자만 고통 받는 일들이 적지 않았다. 법적 처벌이 만족스럽다면 왜 사람들이 사적제재에 열광하겠나. 법의 부족한 부분을 사적제재가 어느 정도 보완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 가해자가 처벌도 안 받고 반성도 하지 않고 그 어떤 고통도 없이 인권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는 '가해자 천국'이 '정의로운 사회'의 모습은 아니다. 그나마  몇몇 가해자들이 신상털이 같은 사적제재로 나름 결과를 얻기도 했는데, 이런 일조차 없었다면 전혀 반성도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사적제재의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 사적제재를 비난하기 전에 법적 체계를 먼저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법이 국민들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사적제재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열광하게 된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사적 제재, 위험하다-(반대)

  •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는 사람들은 정의감에 불타올라 있지만 실제로는 심각한 인권 침해이고 불법적인 일일 뿐이다. 국민들은 가해자가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 속이 시원하고, 마치 우리 손으로 가해자를 처벌한 것 같은 생각도 들겠지만, 이런 모습은 결코 정의로운 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 사적제재에 열광하는 이들의 심리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원래 법적 처벌이 갖는 의미와 목적을 생각해보라. 법적 처벌은 단순히 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고 교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러나 사적제재는 고통에만 집중할 뿐 교화의 기회를 박탈한다.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하게 되기 위해서는 가해자에게 사적으로 응징하거나 복수를 하는 게 아니라 법적 처벌을 통해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신상 공개로 엉뚱한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은 사적제재의 또 다른 위험한 점이다. 잘못된 정보로 전혀 다른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본다면 이 부분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신상 공개는 본인에게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가족, 친구, 직장 등 그 피해가 계속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가해자로 지적된 사람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
  • 사적제재는 법 체계를 무시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사적제재가 계속된다면 결국 수많은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우리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본은 법과 규칙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법이 무력화된다면 사회 질서가 무너지게 되고 안전하지 못한 사회가 될 것이다.    

©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최종 의견 및 정리 발언 들어보니...>

사적제재로 인해 사람들이 느끼는 '통쾌함'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실제로 본인들 역시 가해자들이 그런 식으로라도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는 것이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상털이 같은 사적제재가 결코 정의로운 행동은 아니고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사회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인식은 분명히 하고 있었습니다. 사적제재에 대한 맹목적 신뢰와 믿음이 형성된다면 불법이 판 치는 나라가 될 수도 있고, 더 이상 법이 존중받지 못하게 되면 훨씬 더 위험한 일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악법도 법'인 만큼 만족할 수 없더라도 법적 체계 안에서 가해자 처벌이 이뤄지는 것이 정당하다는 점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는데요, 다만 대다수 국민이 법적 처벌이 약하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법 제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커버 이미지_©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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