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실전!> 배양육 판매 금지, 정당한가?

<토론 실전!> 배양육 판매 금지, 정당한가?

식물성 대체육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배양육에 대한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탈리아 정부는 배양육 제품 판매를 법으로 금지하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동물 복지를 실현하면서도 환경 친화적 미래 먹거리로 관심을 받고 있는 배양육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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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자료
이탈리아, 식문화 보호 위해 대체육 금지 추진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이탈리아 정부가 전통 음식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생산하는 대체육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

참고자료_채식·환경보호 가치에 관심 쏠려…‘식물성 고기’와 ‘배양육’ 연구 중

토론 대상

대체육과 배양육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적합.

기대 효과

대체육과 배양육 연구는 단지 식문화 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와 같은 환경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 문제부터 채식과 육식, 환경 문제, 동물 복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이슈가 결합된 토론을 통해 배경 지식 확장은 물론 다양한 논제를 경험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지_배양육을 생산하는 빌리버미츠 웹사이트 화면 캡처. 
토론 실전

1.내용을 공유합니다.

Q. 대체육과 배양육은 무엇?

대체육은 육류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지닌 육류 대체 식품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대체육의 종류에는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그리고 대체 단백질 곤충 등이 있습니다. '콩고기'로 대표되는 식물성 대체육은 주로 콩이나 대두, 그리고 밀의 글루텐 단백질, 해조류 등을 이용해 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맛을 내는 것으로, 이미 비욘드 미트나 임파서블 푸드와 같은 식물성 대체육을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대체 단백질 곤충은 말 그대로 귀뚜라미, 메뚜기 등 곤충을 식품화한 것인데요, 식용 곤충 역시 미래의 식량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의 논제이기도 한 배양육은 대체육 중에서도 뜨거운 감자입니다. 배양육이란 실제 고기의 줄기 세포를 체취,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드는 일종의 인공 고기로, 클린 미트, 청정 고기라고도 불리웁니다. 보통 콩 고기 같은 식물성 고기가 '가짜 고기'라면 배양육은 진짜 고기이긴 하지만 도축육이 아닌 실험실 고기인 셈입니다.

대체육과 배양육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에는 다양한 사회 가치적 이유가 있습니다. 채식 인구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 그리고 돼지와 소 등이 자라는 비윤리적, 비위생적 환경 및 도축으로 비롯되는 윤리와 동물 복지의 문제, 뿐만 아니라 가축을 기르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이 원인이 되는 기후 위기 등이 그것입니다.  

Q. 배양육, 장단점은?

배양육은 그동안 식물성 고기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고기 맛과 질감의 향상, 그리고 동물 복지를 실현하고 환경에 이로운 방식으로 지속적인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체육이 주목받는 배경 중 하나는 현재와 같은 육류 소비가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유엔세계식량계획 또한 지속적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충분한 단백질 공급이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축산업은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배양육을 통해 환경 문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습니다.

다만 배양육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포 추출과 배양액 성장 등 연구 단계마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소고기 1㎏을 생산하는 데 드는 배양육 비용은 40만원 정도로 개발비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상품화는 물론 대중화되는 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죠. 또한 식물성 고기가 가진 맛의 한계는 넘어섰다고 하나, 여전히 맛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배양 환경이 깨끗하다고 해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안전성이나 예측 불가한 리스크 역시 반대론자들이 늘 지적하는 문제입니다.  

Q. 이탈리아가 배양육 판매를 금지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양육 연구는 활발하고 또 상품화에 성공한 예도 있습니다.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배양육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지난 2020년에는 싱가포르가 세계 최초로 배양육 제품 판매를 허용했습니다. 미국의 대체육 관련 스타트업인 잇 저스트(Eat just)가 생산한 치킨 너겟용 배양 닭고기가 그 대상입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최근 배양육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가 동물의 세포를 합성해 만든 대체육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6만 유로(약 8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번 조치는 이탈리아산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농식품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이 법은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 농식품업계는 정부의 조치를 환영하고 나섰지만 환경 단체들은 이러한 정책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국제동물보호단체 역시 대체육이 동물 복지와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윤리적 대안이라고 강조하며 반대했죠.

대체육이 미래 먹거리로 인정받는 추세 속에서, 만일 유럽식품안전청이 대체육 생산과 유통을 승인할 경우, EU 회원국인 이탈리아나 대체육 판매를 금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싱가포르는 세계 최초로 배양 닭고기로 만든 치킨 너겟의 판매를 허용했습니다. 이미지_픽사베이

2. 토론 전에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주세요.

-식물성 대체육이 있는데 굳이 배양육이 필요할까?

-배양육은 온전히 친환경적일까? 실험실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문제 삼는 이들도 있는데?

-배양육의 장점과 한계는 무엇일까?

-배양육은 축산 및 도축 환경이 비해 얼마나 안전할까? '예측 불가능한' 문제들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사람들은 고기 세포를 키워서라도 반드시 고기 형태의 음식을 먹어야만 하는 것일까?

-배양육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으려면 어떤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할까?

-이탈리아 정부가 배양육 판매를 금지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잃는 것은 무엇일까?

3. 찬반 토론을 진행합니다.

이탈리아 정부의 배양육 판매 금지는 '정당하다'(찬성) vs '정당하지 않다'(반대) 입장으로 각각 번갈아가며 토론합니다.

<실제로 해봤더니...>

-배양육 판매 금지는 정당하다-(찬성)

  • 축산업과 그로 인한 육류 소비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일이다. 고기를 소비하는 입장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키우고 판매하는 산업적 측면도 국가에게는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산업을 보호하고 또 국민 건강을 위해 판매를 금지한다는 이탈리아 정부의 입장은 정당하다.
  • 고기는 인류에게 중요한 먹거리다. 배양육은 안전성 측면에서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물론 싱가포르 등에서 판매가 허용되기는 했지만 과연 지금 충분히 안전한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축산업 환경보다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해서 먹거리로 충분히 괜찮은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가축 전염병은 위험하긴 하지만 이미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대처가 가능하다. 배양육은 어디서 어떤 식으로 문제가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국가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배양육 판매를 섣불리 시행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 축산업과 육류 소비가 일으키는 환경의 문제는 인정한다. 그런데 우리가 처한 환경 위기는 축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 위기를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런데 왜 국민의 먹거리, 건강과 직결된 문제로부터 해결하려고 하는가. 더 안전하다고 증명된 방식부터 하는 게 맞지 않나.
  • 배양육 판매를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갈등도 생각해 봐야 한다. 배양육은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배양육으로 인해 축산업이 위축되면 도축육의 가격도 올라갈 것이다. 결국 저소득층들은 더 질이 나쁜 단백질을 먹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배양육 판매 금지는 정당하지 않다-(반대)

  • 고기는 중요한 먹거리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배양육 판매는 허용되어야 한다. 세계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이 상태로는 충분한 고기 공급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언제까지 가축을 기르고 도축하는 방식으로 고기를 생산할 수는 없는 문제다. 모든 산업은 시대에 따라 발전해왔고 먹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배양육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정부가 지금 현재만 생각하고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 이탈리아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산업 보호를 들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싱가포르는 이미 배양육 제품 판매를 허용했고, 다른 나라들도 대체로 허용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가 속한 EU도 배양육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는 내용이 기사에도 나와 있지 않나. 다른 나라들은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까?
  • 전 세계적으로 배양육에 관심이 많은 또 다른 이유는 육식으로 인한 환경 문제의 심각성 때문이다. 가축을 키우는 환경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우리가 처한 기후 위기 문제는 절대로 간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배양육이라는 대체제가 축산업의 탄소 배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다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가축이 자라는 환경이나 도축장의 비위생적 환경을 생각하면 배양육은 오히려 안전하고 깨끗한 고기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축 전염병 문제는 가축만의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방식으로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 도축장에서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바이러스 등 확인되지 않은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 배양육 판매가 대중화된다면, 이런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과 동시에 가축들은 그 수가 줄어드는 만큼 좀 더 위생적이고 윤리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도 있다. 도축육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해도 그렇게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육류를 소비하는 것이 국민 건강에도 좋지 않겠는가.

<최종 의견 및 정리 발언 들어보니...>

처음에는 배양육 판매에 전적으로 찬성이었던 아이는 토론 후 생각에 변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먹거리 문제는 중대한 일이니 만큼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다소 이탈리아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배양육은 이제 연구가 진행 중이고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안전성을 검증해가면서 상업화 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도 보였고요.

하지만 환경 문제 등이 심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서는 배양육 판매에 찬성한다는 의견도 밝혔는데요, 그 전에 먼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구와 실험,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는 부연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배양육은 동물 복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미지_픽사베이

4. 연관된 질문으로 생각의 확장을 유도합니다.

-배양육은 '진짜' 고기로 봐야 할까, '가짜' 고기로 봐야 할까?

-환경 위기의 심각성만 생각했을 때, 당장 배양육 판매를 하는 게 좋을까, 기후 위기 대처를 좀 늦추더라도 충분히 안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옳을까?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그 다음은 어떤 형태의 새로운 단백질 식품이 가능할 수 있을까?  

-미래 먹거리 문화는 어떤 식으로 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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