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실전!> '역사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만 다뤄야 한다' 찬반 토론

<토론 실전!> '역사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만 다뤄야 한다' 찬반 토론

정통사극 위주의 역사드라마가 주류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상상과 허구를 기반으로 한 판타지 역사극이 더 대중적입니다. 문제는 심각한 역사 왜곡 논란이 빈번하게 벌어진다는 점인데요, 최근 몇 년 사이 더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판타지 사극 등은 청소년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만큼 어릴 때부터 올바른 시각 형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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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자료
시청자 10명 중 4명 ”역사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만 다뤄야”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시청자 10명 중 4명이 역사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 대상

역사와 드라마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픽션과 논픽션을 구분할 수 있는 초등학생 이상 누구나.

기대 효과

'역사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가 고증된 '역사적 사실'만을 다루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아주 오래된 사회적 논쟁거리입니다. 그만큼 비판적 사고나 가치 판단 등을 기를 수 있는 좋은 논제입니다. 뿐만 아니라 역사 드라마의 개념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해하고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해석의 문제, 올바른 역사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미지_픽사베이

토론 실전

1.내용을 공유합니다.

Q. '사극'의 범위?

역사를 드라마인 '극'으로 다루는 장르를 '사극'이라고 합니다. 사실을 말하는 '역사'와 허구를 말하는 '극'이 합쳐진 장르이니 애초부터 사실과 허구 사이의 논란을 어느 정도는 포함할 수밖에 없는데요. 때문에 그동안 많은 역사 드라마와 영화들이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논쟁을 만들어 냈습니다. '사실'에 비중을 두는 시청자에게는 허구의 부분이 불편하게 다가오고 '허구' 즉 드라마적 요소에 더 비중을 두는 시청자들은 왜곡 논란이 이해하기 어려운 식입니다.

사극을 정통 사극, 팩션 사극, 픽션/퓨전(판타지) 사극 등으로 보다 세분화하는 방식이 어느 정도 논란을 비켜가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 정통 사극은 말 그대로 역사적 사실에 중점을 두는 것이고, 팩션 사극은 '팩트+픽션'으로 실존적 역사적 배경이나 인물 등이 등장하는 등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창작과 허구적 요소가 적잖이 포함된 장르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판타지' 사극이라고도 하는 퓨전 사극은 쉽게 말해 한복을 입고 사극인 것처럼 '보여지지만' 배경도 인물도 심지어 스토리도 전적으로 상상에 기대어 있는 사극을 뜻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사극은 '팩션 사극'입니다. 가령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실존했던 왕이 등장하는데 스토리는 소설에 가까운 식입니다. 시청자들이 충분히 '오해'를 할 만한 부분이 있는 것이죠. 정통 사극인 경우에도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을 두고 왜곡 논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Q. 논란의 사례?

논란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가장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작품은 <조선구마사>였습니다.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정복하려는 악령과 이에 맞서 백성을 지키려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액션 사극'을 내세웠던 <조선구마사>에는 '판타지'라고 하면서도 굳이 조선시대와 태종, 세종 등 실존 왕들을 등장 시켰습니다. 국가 존폐 위기에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의 도움을 받아 악령들과 싸운다는 설정 자체도 문제지만 세종을 폄하하고 중국 문화를 조선 문화인 것처럼 포장한다는 비판도 받았죠. 결국 수많은 시청자들의 반발에 부딪쳐 단 2회 만에 폐지되는 불명예를 안았는데요, 그간 사극을 둘러싼 논란 속에 조기 종영되는 경우들도 더러 있었지만 첫 주 방송 후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는 처음이었습니다.

현대사를 다룬 <설강화>도 역사 논란으로 뜨거웠습니다. 1987년 민주화항쟁을 다룬 이 작품은 민주화운동을 왜곡한다는 이유로 역시 시청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조선시대 판 스카이캐슬'로 불리운 드라마 <슈룹> 역시 인기에도 불구하고 논쟁적 요소는 있었습니다. 상상에 기반한 인물과 설정임에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내세우면서 중전과 후궁의 자식들이 세자 경합을 벌인다는 허구적 설정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든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죠.

그런가 하면 극 중 등장하는 실존 인물의 관련자들로부터 왜곡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영화 '명량'이 대상인데요, 명량대첩 직전 이순신 장군(최민식 배우 분)을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거북선을 불태운 후 도망가는 배설 장군(김원해 배우 분) 장면이 논란이 됐습니다. 배설 장군의 후손인 배씨 비상대책위원회는 영화가 개봉된 후 허위 장면이 포함됐다고 주장하며 영화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Q. 사극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인식은?

위에 제시한 뉴스는 사극에 대한 시청자 인식 조사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42.7%가 '역사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응답자의 55.5%는 '역사적 사실과 작가, 제작자의 상상을 함께 반영할 수 있다'고 했고, '작가, 제작자의 상상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1.8%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사 드라마에서 작가, 제작자의 상상력이 역사적 사실 대비 허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는 40%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이 71.5%, 60% 이하라고 답한 비율은 93.3%(40% 이하를 포함한 비율)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세대별로 봤을 때 역사 드라마가 역사적 사실만을 다루어야 한다는 인식은 젊은 세대일수록 낮게 나타났다는 것인데요, 즉 젊은 층일수록 '역사'보다는 '극'에 더 방점을 찍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는 내용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 역시 62.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야기하는 내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에는 62.3%가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토론 전에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주세요.

-역사 드라마와 '역사'는 어떻게 다를까? (드라마의 개념에 대한 인식)

-역사 드라마는 '역사'에 가까울까 '드라마'에 가까울까?

-역사 드라마는 반드시 '고증'절차를 거쳐야 할까?

-역사적 배경이나 실존 인물을 '소설 같은 허구적 스토리'에 등장 시키는 이유가 무엇일까?

-드라마 속 역사 왜곡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역사 드라마에서 작가와 제작자의 상상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까?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사실 왜곡 논란에 대한 시청자 반반을 이유로 드라마가 폐지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영 2회 만에 조기 종영된 '조선구마사' 포스터.

3. 찬반 토론을 진행합니다.

'역사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 만을 다루어야 한다'는 찬성 입장과 '역사 드라마에는 상상과 허구가 포함될 수 있다'는 반대 입장으로 나누어 번갈아 가며 토론합니다.  

<실제로 해봤더니...>

-역사적 사실 만 다루어야 한다-(찬성)

  • 드라마는 많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적인 콘텐츠이다. 역사극이라고 하면서 사실이 아닌 내용이 들어간다면 진짜라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실을 다루면서도 대사의 각색이나 표현법 등으로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에는 역사극이라고 하면 일반적 사실로 믿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역사적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더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역사를 다루는 작품을 만드는 제작자라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 역사적 기록의 빈틈에 대한 상상을 한다 해도 앞뒤 맥락을 따져 가장 사실에 가깝다고 인식되는 방향으로 추측이 이뤄져야지 작가나 제작자 마음대로 상상을 펼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 창작의 자유가 마음껏 주어졌을 경우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명량'의 예처럼 특정 인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준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상상과 허구가 포함될 수 있다-(반대)

  • 드라마는 엔터테인먼트이지, 사실 만을 다루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드라마는 재미를 추구해야 하고, 제작자 입장에서도 시청률 등 드라마 성공이 목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허구적 상상이 포함되는 건 당연하다.
  • 드라마가 재미 없다면 누가 보겠나. 드라마는 공부를 하기 위해 보는 게 아니다. 창작물로 보고 그 상상력을 충분히 허용해야 한다.
  • 드라마에는 시청 가능 연령이 표기되고 상상과 허구에 바탕을 둔 경우에는 그 내용을 알려주는 안내도 하고 있다. 따라서 드라마를 보고 역사에 대해 잘못 알게 된다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다. 설령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오히려 찾아보는 과정에서 역사 공부를 할 수도 있지 않나.  
  • 역사적 기록은 모든 내용을 담고 있지 않고 비어 있는 부분도 존재하는데 어떻게 모든 역사극이 100% 사실을 다룰 수 있나. 영화 <광해>만 해도 그 비어있는 부분에 대한 상상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역사를 해석하는 것도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 의견 및 정리 발언 들어보니...>

드라마는 재미와 오락적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다만 역사를 다룰 때는 상상을 하더라도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특정 시대나 인물을 포함할 때는 더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사실 여부를 고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즉 중요한 역사적 흐름이나 진실 여부가 흔들리지 않는 정도의 선에서 '창작'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대안으로는 실존 배경과 인물을 만들어낸 스토리와 엮는 '팩션 사극'은 지양하고 아예 정통 사극이거나 100% 허구적 사실로 만들어진 '판타지 사극'으로 나뉜다면 오해나 논란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피력했습니다.

사진_어나더씽킹랩

4. 연관된 질문으로 생각의 확장을 유도합니다.

-역사적 '기록'과 '진실'은 같은 것일까?

-역사의 다양한 '해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잘못된 역사 인식이 위험한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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