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x수학의 콜라보! 수학 아드벤트 캘린더를 소개합니다!

크리스마스x수학의 콜라보! 수학 아드벤트 캘린더를 소개합니다!

독일인들에게 12월은 연중 가장 행복한 시즌입니다. 연중 최대의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이 시기 '아드벤트 캘린더'를 매일 한 칸 씩 오픈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죠. 이 즐거운 기다림이 수학에도 적용된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독일의 '수학 아드벤트 캘린더(Mathe im Advent)'라는 신박하고 흥미진진한 아이템을 소개하겠습니다.

anotherthinking

어느새 벌써 12월입니다. 새해를 앞둔 설렘보다는 한 해의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오는데요, 독일인들이 12월을 보내는 자세는 좀 다릅니다. 연중 최대의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처음 시작된 나라답게 11월 말부터 온 나라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썩입니다. 제가 살았던 베를린에만 무려 70여 개가 넘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니 도시 전체, 아니 나라 전체가 크리스마스 마켓과 함께 12월을 보내는 셈입니다.

아이들에게도 12월은 두말 할 것 없이 행복한 시즌입니다. 학교에서는 12월 내내 온갖 크리스마스 파티와 이벤트, 콘서트 등이 열리고, 대부분 크리스마스 시작 전 2~3주 간의 '크리스마스 방학'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설렘과 기쁨을 배가시켜주는 장치가 있으니 바로 '아드벤트(Advent) 캘린더'입니다. 대림절 달력으로 불리는 이 캘린더는 12월 1일부터 24일까지로 구성돼 있으며, 매일 하나씩 해당 날짜에 해당하는 숫자 칸을 열어 그 안에 숨겨진 선물을 받는 달력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초콜릿 브랜드에서 만든 캘린더인데요, 매일매일 다른 모양의 초콜릿을 확인하고 꺼내 먹는 재미가 있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죠. 아드반트 캘린더는 독일 아이들에게 거의 1인 1 필수 아이템일 정도로 보편적입니다.

(독일에서 아드벤트 캘린더를 처음 봤을 때 참 재밌고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돌아온 후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아드벤트 캘린더가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해외 직구를 통한 방식이 아닌 국내의 다양한 브랜드와 업체에서도 이 캘린더 방식의 선물을 제작해서 판매 중이더군요.)

다양한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아드벤트 캘린더. 크레딧_어나더씽킹랩

엘프들이 등장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형 문제

오늘 아드벤트 캘린더로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최근 굉장히 흥미로운 또 다른 '아드벤트 캘린더'의 존재를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바로 '수학 아드벤트 캘린더'인데요, 독일어로 하면 'Mathe im Advent'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짐작할 수 있듯 방식은 다른 아드벤트 캘린더와 같습니다.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아이들에게 매일 하나의 수학 문제가 제공되는 것이죠.  차이가 있다면 일반 아드벤트 캘린더는 미리 '당겨서' 다른 날짜의 선물을 확인할 수 있지만 수학 캘린더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 매일 같은 시각에 해당 날짜의 문제가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아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포함된 자세한 솔루션이 게시됩니다.)

이 흥미로운 방식의  '수학과 크리스마스의 콜라보'는 독일 수학협회(DMV)와 협력해서 운영됩니다. 그 시작은 2008년 '수학의 해' 프로젝트로 개발되면서부터였습니다. 처음에는 5~7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개발됐는데, 이후 2010년부터 4-6학년 그룹과 7-9학년 그룹 등 두 개의 그룹으로 확장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학교의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수학 아드벤트'는 일종의 대회 형식입니다. 개인별 챌린지와 학급별 챌린지 등 두 가지 형태로 참여할 수 있고 점수를 환산해 등수를 매긴 뒤 1월 말 경에 엄청난 상품을 수여하는 시상식도 베를린에서 개최하죠. 그러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대회라기 보다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통해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높이고 '수학은 지루한 것'이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목적이 더욱 분명합니다. 뿐만 아니라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유형의 퍼즐형 문제를 통해 문제 해결력, 논리적 추론력 등 수학적 사고를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목표도 포함돼 있고요.

일단 문제 자체가 재밌습니다. 크리스마스라는 성격에 맞춰 '엘프들'이 등장하는 스토리형 문제로 구성돼 있는데요, 엘프들의 일상 생활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선물 생산 및 유통에 대한 내용이 등장해 이야기 자체만으로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합니다. 즉, 문제는 대부분 '엘프들이 처한 특정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아야 하는 방식이라서 지루하고 어렵기만 한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일상 속에서 '수학적 사고'를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Mathe im Advent' 홈페이지 화면 캡처. 

1일 1문제 미션 클리어, 수학은 지루한 게 아니다!

수학 아드벤트에 참여하는 학생은 매년 15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수학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수학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고 자신감을 갖게 되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쟁 형태를 띠는 대회를 좋아하지 않지만  '수학 아드벤트'는 그 구성 형식과 대회 방식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지금 '학급별 챌린지'로 이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집 아이는 매일 문제가 공개되는 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문제 자체도 흥미롭지만 하루에 하나씩 미션을 클리어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 자체로 성취감이 든다는 게 아이의 설명이기도 합니다. 또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 설명도 하고 함께 솔루션을 찾아가면서 '설득과 토론'의 방식까지 적용되니 이보다 좋은 수학 공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자, 여기서 기출 문제 하나를 예시로 드리겠습니다. 4-6학년 그룹의 난이도에 해당하는 문제로, 저 역시 이 문제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아이와 함께 풀어 보았는데요, 아이가 먼저 해결하게 한 후 저에게 설명을 해주는 식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아이에게는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는데요, 문제를 풀고 난 후 아이가 엘프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하는 걸 보니 '수학 아드벤트 캘린더'가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알겠더라고요.

'수학 아드벤트 2022' 4-6학년 그룹용 캘린더. 사진_Mathe im Advent 웹사이트.

<4-6학년 그룹용 문제 예시>

엘프 Balduin은 엘프 관리의 통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는 엘프 마을의 모든 일상과 일에 관한 중요한 숫자들을 다 알고 있는데요, 방금 그는 새로 생산된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는 엘프들의 작업 공간에 불쑥 나타났습니다.
엘프들은 그가 등장하자 포장을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Balduin이 말했습니다.
"나는 우리가 너무 많은 종이를 낭비하고 있다는 걸 계산해 냈습니다. 우리는 좀 더 효율적이어야 해요.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또 불필요하게 나무를 계속 베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엘프 Oswald는 손에 포장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1m x 1m 정사각형입니다. 오늘은 크고 작은 선물을 포장해야 하기 때문에 종이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고, 최대한 적은 부분만을 남기는 방식으로 포장지를 자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은 선물을 포장하려면 30cm x 25cm 크기로 자른 포장 종이가 필요하고, 큰 선물에는 65cm x 30cm 크기의 포장 종이가 필요합니다. 포장지를 최대한 사용하고 가장 적은 부분만 남기려면 다음 중 어떤 조합의 선물 포장을 해야 할까요?

a) 작은 선물 12개

b) 큰 선물 2개와 작은 선물 6개

c) 큰 선물 4개와 작은 선물 1개

d) 큰 선물 3개와 작은 선물 4개

끝으로, 흥미로운 사실 하나 더, 독일에는 '수학 아드벤트' 외에도 '물리 아드벤트'도 있습니다. 수학 아드벤트 캘린더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요, 매일 문제가 동영상 형태로 제시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웹사이트를 방문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1 이달에 읽은
무료 콘텐츠의 수

이달의 무료 콘텐츠를 모두 읽으셨네요.

유료 구독하시면 갯수 제한 없이 마음껏 읽으실 수 있어요!

Powered by Bluedot, Partner of Mediasphere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