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뉴스> 유전자 골라 '슈퍼베이비'를 만든다고? (+현대판 '우생학')

<알쓸뉴스> 유전자 골라 '슈퍼베이비'를 만든다고? (+현대판 '우생학')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우수한 아이를 선택해 출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슈퍼베이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한 청바지 광고가 인종주의 비판에 직면했는데요, 현대판 '우생학' 논란을 일으킨 사례들을 통해 몇 가지 쟁점을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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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룰 뉴스는?
“똑똑하고 병 없는 아기로요”…유전자 골라 낳는다는 ‘수퍼베이비’ 논란
똑똑하고 병 없는 아기로요유전자 골라 낳는다는 수퍼베이비 논란
  • 무슨 일?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오키드헬스’가 배아 유전체 검사 기술을 통해 수천 가지 질병 위험을 예측하고, 유전적으로 더 ‘우수한’ 아이를 선택해 출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슈퍼베이비’ 논란이 일고 있음. 이 서비스가 부유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현대판 '우생학'이라는 비판이 제기됨.
  • 배아 유전체 검사 기술이란? 배아에서 채취한 5개의 세포만으로 전체 유전체(30억 염기쌍)를 시퀀싱(DNA의 염기 배열 분석)해 조현병, 알츠하이머, 비만 등 1200여 가지 질병 발병 가능성을 점수화할 수 있다는 게 오키드헬스의 주장. 이 데이터를 통해 아이를 선별해 낳을 수 있는 셈.  
  • 누가 이용? 현재는 시험관 시술을 받는 고소득층 부부들이 주로 이용. 일론 머스크와 전 뉴럴링크 임원 시본 질리스가 낳은 자녀 중 일부가 해당 기술로 태어났다는 얘기도 있음. 오키드헬스 창업자는 "아기는 배아 스크리닝으로 고르는 시대"라며 자신 또한 이 기술을 활용해 자녀를 낳을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또한 오키드헬스 측은 이 기술이 부모들의 유전 질환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 출산을 장려할 수 있다고 주장.
  • 걱정과 논란? 이 스타트업의 검사 비용은 배아 하나 당 2500달러, 시험관 시술 1회 평균 비용은 2만 달러(약 2800만 원)으로 부유한 계층이 유전적으로 더 뛰어난 아이를 골라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윤리적 우려. 오키드헬스는 "지능 예측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머스크를 비롯해 일부 커플에게는 비공식적으로 지능 관련 정보 제공한 사실이 있다고 밝히기도.
  • 전문가 반응? 미국 임신협회는 이 기술에 대해 "단순 예측이 아닌 인간 배아의 미래를 조작하는 것"이라고 지적. 학자들 역시 "건강을 위한 선택을 넘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물론 수많은 오류 가능성과 그로 인한 잘못된 유전자 정보에 따른 선택이 끼칠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 산업계 분위기? 윤리 논란과 과학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투자 열기는 계속되고 있음. 오키드헬스는 지난해 말 1200만 달러(약 167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유사 기업들도 잇따라 억대 투자를 유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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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선별 사회를 다룬 영화 '가타카(GATTACA)'?

1997년작인 '가타카'는 유전자 선별 사회를 배경으로 한 SF 스릴러. 유전자 조작을 통해 '완벽한 아이'를 선택하는 이들이 사회의 상층부를 이루고, 자연 출생자는 열등한 존재로 취급받아 사회 하층부로 밀려나는 미래 사회의 이야기로, 선천적 약점을 가진 자연 출생자인 주인공이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유전자가 우수한 사람의 신분을 빌려 사회적 장벽에 도전하는 내용. 우생학적 사회의 비인간성을 비판하고, 인간의 가능성과 존엄성을 되새기게 하는 영화.
영화 '가타카(GATTCA)'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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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Eugenics)이란?

그리스어의 'eu(좋은)' + 'genēs(태어난)'에서 나온 말로 말 그대로 '좋게 태어나게 한다'는 뜻. 인간의 유전적 특성을 개선하려는 사상 또는 사회 운동을 말해요. 이 개념은 1883년 영국의 과학자 프랜시스 골턴이 사촌인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아 처음 만들었는데요, 영국 상류층에 대한 유전과 통계학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그들의 지위가 유전적 우월성에 기초한다는 결론을 내린 후 지능, 신체적 건강, 재능 등 우수한 유전 형질을 지닌 사람이 더 많이 태어나게 하고, 그렇지 못한 유전 형질은 줄이자는 주장을 했어요. 이를 통해 열등한 유전 인자를 없애면 골치 아픈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영국 사회에서 지지를 받아 이후 1912년 영국에서 제1차 우생학대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차별, 억압, 폭력의 도구로 사용된 우생학의 대표적 폐해>

📍미국_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우생학 프로그램을 합법화한 곳은 미국입니다. 20세기 초반 시작된 우생학 프로그램은 이후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 '부적격자'로 판정된 여성과 장애인 등에 강제 불임시술이 시행되었어요. 또 흑인, 빈민층 역시 그 대상이 되었습니다.
📍나치 독일_우생학은 결국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으며, 장애인, 혼혈인, 정신병 환자 등을 제거하는 끔찍한 인종 청소로 이어졌습니다.

📌 현대판 '우생학' 논란 일으킨 또 다른 사례?

트럼프도 거들었다…미국 청바지 광고 ‘백인 우월주의’ 논란 | 중앙일보
″시드니 스위니는 멋진 청바지를 갖고 있다(Sydney Sweeney has great jeans)” 할리우드 배우 시드니 스위니(27)가 출연한 미국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의 청바지 광고에 미국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스위니가 벽에 쓰인 “Great Genes”라는 문구에서 ‘Genes’에 줄을 긋고 ‘Jeans’라고 덧쓰는 장면이 등장한다. 스티븐 청 공보국장 역시 ”청바지 광고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읽어낸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멍청한 일인지 보여준다”며 ”이런 터무니없는 공격이야말로 트럼프 대통…
Q. 논란이 된 청바지 광고 내용은?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출연한 미국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의 청바지 광고가 논란이 됐어요. 이 광고는 발음이 비슷한 'jeans(청바지)'와 'genes(유전자)'의 언어유희를 활용했습니다. 광고에서 스위니는 청바지를 입는 모습과 함께 "청바지는 부모에게서 물려받는다", "때때로 머리색, 눈동자 색, 성격까지 결정한다"는 유전자를 연상시키는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마지막에는 스위니의 파란 눈이 클로즈업 되며 "내 청바지는 파란색이다"라는 문구로 마무리되는데요, 또 다른 광고에서는 벽에 쓰인 "Great Genes"에서 'Genes'를 지우고 'Jeans'라고 덧쓰는 장면도 등장해요. 이 영상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으로 광고가 인종 차별적인지 아닌지를 논쟁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해요.

Q. 이 광고가 비판을 받는 이유?

광고가 우생학적 발언처럼 들릴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에요.  마커스 콜린스 미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다양한 인종이 등장하지 않은 채 유전자 언급을 한 건 무지하거나 의도적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했던 '나쁜 유전자' 발언을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어요.

Q.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권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광고에 대해 직접적으로 발언하지는 않았지만,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가 협찬을 받은 버드라이트 맥주 광고를 언급하며 "역사상 최악의 광고는 버드라이트"라며 정치적 올바름(PC) 광고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우회적으로 나타냈어요.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논란에 대해 PC주의에 의한 과잉 반응이라는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데요, "좌파의 과잉 반응이 스위니에게 더 많은 관심을 불러왔다"거나 "청바지 광고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읽어내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보수 진영이 문화 논쟁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해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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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드헬스의 유전자 선별 기술과 시드니 스위니 청바지 광고로 인한 논란을 중심으로 인종주의와 우생학에 관한 다양한 쟁점 토론을 진행해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유전자 선별 기술의 윤리성과 과학적 타당성, 사회적으로 끼칠 영향, 또 표현의 자유와 책임, 'PC주의'로 확대해 질문과 대화를 나눠 보세요!

📌 유전자 선별 기술, 허용해야 하는가?

Q. 질병 예방 목적의 유전자 검사는 허용해도 괜찮을까?
Q. 외모나 지능 등을 선택하는 유전자 검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Q. 유전자를 선별해 더 '우수한' 아이를 낳는 기술은 어디까지 허용이 가능한가?
Q. 이 기술이 오류가 있다면 그 결과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Q. 부모가 아이의 유전자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라면 그 사회는 공정한가?
Q. 유전자 선별 기술이 부자에게만 가능하다면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까?
Q. '선택된 아이'와 '선택받지 못한 아이'로 구분되는 세상이 된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Q.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선택하는 기술을 법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을까?

📌 우생학은 과학인가, 차별인가?

Q. '좋은 유전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Q. 유전자 검사를 통해 똑똑하고 건강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인가, 위험한 것인가?
Q. 우생학적 사고 방식의 가장 큰 위험성은 무엇일까?
Q. 우생학이 사회적 차별과 연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Q. 우생학과 인종주의는 어떻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른가?

📌 청바지 광고 속 표현은 무엇이 무엇인가?

Q. 시드니 스위니의 청바지 광고는 표현의 자유일까, 의도를 포함한 것일까?
Q. 이 광고가 인종차별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는가?
Q. 광고를 만들 때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논란이 된다면 잘못된 것일까?
Q. 광고나 예술 등의 표현에서 어떤 '책임'이 요구될까?
Q. 이 광고가 정치적 논쟁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커버 이미지 출처_©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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