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질문> 로컬 푸드는 어떻게 지구를 지킬까?
친환경 키워드를 내세운 파리 올림픽은 로컬 푸드를 통한 저탄소 식단 공급 계획을 밝혔습니다. 로컬 푸드는 기후 위기 시대에 왜 중요하고 어떻게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요?
오는 7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의 주요 키워드가 '저탄소 친환경 올림픽'인데요, 이에 맞춰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 제공되는 1300만 회 이상의 식사에서 60%를 채식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식물성 식품을 늘려 음식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식물성 식재료의 80%를 프랑스산 농산물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로컬 푸드를 통해 푸드 마일리지를 줄여 친환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인데요, 로컬푸드는 기후 위기 시대에 왜 중요하고 어떻게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걸까요?
로컬 푸드는 무엇이고 푸드 마일리지는 또 뭘까?
로컬 푸드(local food)는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그 지역의 농산물인데요, 정확히는 '장거리 수송과 다단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로 일반적으로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뜻합니다. 즉 소비되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되는 식자재인 겁니다. 전 지구적으로 기후 위기로 인한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로컬 푸드가 강조되는 이유는 멀지 않은 곳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소비함으로써 운송 거리를 줄이고,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기 때문인데요, 이때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이 바로 '푸드 마일리지(food miles)'입니다.
푸드 마일리지는 쉽게 말해 '식료품이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 거리'인데요, 식품의 무게(t)에 식품의 이동거리(km)를 곱해 계산합니다. 푸드 마일리지는 식재료를 생산, 운송,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푸드 마일리지가 길수록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셈입니다.
로컬 푸드를 통한 푸드 마일리지 감소는 탄소 배출 감소와 에너지 소비, 음식물 쓰레기 감소 등 환경적인 영향 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생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환경 외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환경적 영향>
📌 탄소 배출 감소: 식품의 이동 거리가 짧을수록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이 적습니다. 항공, 해상, 육상 운송은 각각 다른 수준의 탄소를 배출하는데요, 특히 항공 운송은 매우 많은 탄소를 배출합니다.
📌 에너지 소비 감소: 식품 운송에는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푸드 마일리지가 길수록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며, 이는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집니다.
📌 음식물 쓰레기 감소: 긴 이동 거리와 시간이 필요하면 식품이 부패하거나 손상될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음식물 쓰레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며, 이는 강력한 온실가스입니다.
📌 포장 감소: 식품의 장거리 이동을 위해서는 포장에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로컬 푸드 소비를 통해 포장을 줄이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적인 환경 영향도 줄일 수 있습니다.
<환경 외적인 영향>
📌 신선도 및 품질 유지: 식품이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신선도와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오랜 보관 등을 위해 화학적 첨가물 등이 들어갈 수도 있고요. 로컬 푸드는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도달할 확률이 높아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농업 촉진 및 지역 경제 활성화: 로컬 푸드를 소비하는 것은 지역 농업을 지원하고, 지역 농부들이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농사를 짓도록 장려합니다. 또 지역에서 생산된 음식을 소비하면 지역 농부와 소규모 생산자를 지원하는 효과가 있어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식량 안보 강화: 로컬 푸드 소비는 식량 안보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많은 식량을 해외에서 공급받고 있다면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거나 자연 재해 등이 발생할 시 원활한 식재료 공급을 받기가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로컬 푸드 소비를 통해 지역 농업이 더 활성화된다면 어떤 경우라도 식량과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죠.
독일에 거주할 때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서 환경 교육의 일환으로 '로컬 푸드 데이'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매일 학교에 가져가는 '스낵 박스'를 로컬 푸드로 채워가는 것이었는데요, 당시 3학년이었던 아이는 그날의 이벤트를 통해 로컬 푸드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체험을 통해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물론 우리 식탁에 오르는 모든 음식을 로컬 푸드로 채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양성 측면에서도 그렇고 가공 식품의 원산지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일이 간단치 않다는 점에서도 로컬 푸드 소비를 지향하고 생활화 하기란 의지만 가지고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2012년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푸드 마일리지는 7085t,Km라고 하는데요, 같은 시기에 조사에 포함된 프랑스보다 무려 10배에 달하는 수치였다고 해요. 그 이후의 통계 자료는 따로 발표되지 않아 최근의 1인당 푸드 마일리지 데이터는 알 수 없지만, 수입 식품의 증가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증가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먹거리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환경에 도움이 되고 지구를 구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기꺼이 참여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식탁 앞에 마주 앉아 아이와 '로컬 푸드'와 '푸드 마일리지'에 대해서 대화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밥상머리 대화 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으니까요.
<오늘의 질문> 로컬 푸드는 어떻게 지구를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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