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질문> 4월 5일 식목일, 3월로 바꿔야 할까? (+'온난화 식목일'이 뭔데?)

<오늘의 질문> 4월 5일 식목일, 3월로 바꿔야 할까? (+'온난화 식목일'이 뭔데?)

오는 4월 5일은 80주년 식목일입니다.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로 나무 심기와 숲 가꾸기는 물론 관리와 보존의 중요성도 절감하게 되는데요, 오랫동안 제기되어 온 '식목일 날짜 변경' 논란,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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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5일은 식목일 제정 80주년입니다. 필자가 초등학생이던 80년대, 식목일에 학교를 가지 않고 묘목을 심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묘목 심기가 '숙제'처럼 느껴졌고 실제로 '숙제'로 내주기도 했지만, 전국적으로 떠들썩하게 '나무 심기'를 의무적으로 했던 노력들 덕분에 우리나라가 울창한 산림을 갖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식목일에 대한 관심과 의무감도 점점 퇴색한 것이 사실인데요, 최근 발생한 기록적인 산불로 인해 수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대규모의 산림이 파괴된 가슴 아픈 현장을 지켜보면서 나무 심기는 물론 관리와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산림 생태계 복구에 걸리는 시간, 100년 이상?

경북 의성에서 시작돼 안동, 영양, 청송, 영덕 등 5개 시군을 잿더미로 만든 ‘경북 산불’은 피해액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26명의 안타까운 희생자를 포함한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주택, 농작물, 가축, 수산업, 문화재 등 전방위적인 피해도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로 기록된 이번 대형 산불이 산림 생태계에 끼친 영향도 심각한 수준이죠. 이를 복구하는 데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 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데요, 다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목의 생장과 외형은 산불 발생 15년이 지난 후에도 70~80% 수준으로만 회복되며, 산림 토양이나 서식 동물 등 전반적인 생태계는 20년이 지나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는다고 해요. 경우에 따라 10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고요.

🌳 식목일 80주년, 역사적 기원은?

식목일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약 1,300여 년 전, 신라 문무왕 17년(서기 677년) 4월 5일, 삼국통일을 기념해 나무를 심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집니다. 고려 시대에는 풍수지리 사상에 따라 개성 송악산의 땅기운을 보호하기 위해 소나무를 심었으며, 조선시대에는 <경국대전>에 산림 조항을 명시하여 백성들의 나무 가꾸기를 장려하고, 외적을 물리칠 병선과 선박 제작에 필요한 목재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산림 관리가 이루어졌다고 해요.

지금의 식목일이 처음 제정된 해는 광복 직후인 1946년 4월 5일입니다. 나무 심기를 통해 국민의 나무 사랑 정신을 북돋우고 산지의 자원화를 이루기 위함이 제정 이유입니다. 1949년에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오랜 기간 국민들에게 친숙한 환경 기념일로 자리 잡았는데요, 약 20년 전인 2006년부터는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식목일의  실제 참여율 저하, 공휴일 증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환경 보호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식목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자?

4월 5일인 식목일을 3월 중으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수년 째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요. 유엔이 지정한 '세계 산림의 날'인 3월 21일을 새로운 대안으로 언급하는 이들도 있고요. 이처럼 식목일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바로 기후 위기 때문입니다. 식목일이 제정된 1946년에 비해 4월 5일의 평균 기온이 무려 2.3도 상승해 현재는 10.6도에 이르며, 따라서 이미 봄이 시작된 4월에 나무를 심는 것은 생육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시기로 눈이 트기 전이거나 뿌리가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로 꼽고 있는데요, 4월에는 기온이 빠르게 상승해 꽃이 피고, 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묘목이 제대로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는 분석을 근거로 내놓고 있어요.

©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 정부 차원에서도 날짜 변경 시도?

정부 차원의 노력도 시도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식목일 날짜 변경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도 국무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다뤄진 바 있습니다만, 당시에는 ‘식목일의 상징성과 통일 가능성’을 이유로 날짜 변경은 하지 않되, 기온 변화에 따라 나무 심는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후에도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자는 논의는 계속 이어졌는데요, 2013년에는 안전행정부의 요청으로 산림청이 의견을 수렴했지만, 최종적으로는 ‘현행 유지’ 결론이 내려지기도 했어요. 21대 국회에서도 식목일을 3월 20일 또는 21일로 변경하자는 법안이 네 건 발의되었지만, 모두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관련 요구가 계속되자 산림청은 2021년 국민 10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 응답자의 56%가 식목일 날짜 변경에 찬성했고, 37.2%는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어요. 하지만 산림청은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날짜 변경을 보류했고, 현재도 변경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 3월로 지정된 '온난화 식목일'이 있다고?

공식적인 식목일 날짜 변경 여부와 달리, 기후 변화에 따른 실제 식목일 행사는 이미 상당수가 3월로 앞당겨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2024년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와 관련 기관 217곳 중 54%가 식목일 기념행사를 3월에 개최한다고 응답했으며, 4월 5일 당일에 행사를 여는 곳은 26.7%에 불과했다고 해요. 각 학교에서 시행하는 식목일 행사도 3월 중 진행하는 사례가 많고요.

식목일 8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이미 3월 중에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고 합니다. 특히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3월 22일 서울 노을공원에서 ‘온난화 식목일’ 행사를 개최했는데요, ‘온난화 식목일’은 2010년부터 매년 3월 중순에서 말 사이의 토요일에 열리는 시민 참여형 나무심기 행사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식목일의 실질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어요. 이 행사는 식목일이 제정될 당시의 평균 기온과 비슷한 시기를 기준으로 나무 심기 적기를 되살리고자 했으며, 나무가 필요한 장소는 관계 기관과 협의하여 선정하고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토요일에 열리고 있어요.

🌳 식목일 3월 중 변경 주장에 대한 반론들?

기후 변화 등을 고려해 3월 중으로 식목일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 지 정도의 이유가 있는데요, '4월이 3월보다 안정적 나무 심기가 가능하다'는 것과 '날짜의 상징성'이 그것입니다.

 ✅ 현재의 식목일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적절한 시기다!

우리나라의 3월은 여전히 기온 변동성이 커서 식물이 추위로 인한 피해를 입을 위험이 높다는 주장입니다. 최근 23년 간의 기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월 하순에도 전국 70% 이상 지역에서 여전히 식물이 얼어 죽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에 비해 4월 초순이 되면 토양 온도가 나무가 뿌리 내리기에 적합한 수준까지 상승해 안정적인 조림이 가능해진다고 해요.

실제 조림 시기를 살펴보더라도 4월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산림청이 분석한 2010년부터 2023년까지의 자료에 따르면 4월 5일 이전에 나무를 심은 면적은 30.4%에 불과한 반면, 이후에 심은 면적은 69.6%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는 지역별 기후대에 따라 나무를 심는 적기가 다르며, 현재의 식목일(4월 5일)이 우리나라 대다수 지역에 적절한 시기임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된다는 겁니다.

✅ 식목일은 상징적인 기념일일 뿐이다!

식목일은 실제로 나무를 심는 시기와 별개로 나무의 중요성과 산림 보호의 가치를 강조하는 상징적인 기념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미국이 4월 마지막주 금요일을 식목일(Arbor day)로, 독일이 4월 25일을 나무의 날(Tag des Baumes)로 지정하는 등 의미 중심의 상징적 기념일로 정립돼 있다는 것입니다.

식목일 날짜를 변경할 경우 그간 쌓여온 역사성과 국민적 친숙함이 훼손될 수 있으며, 오히려 조림 적기와도 맞지 않는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요. 따라서 날짜를 바꾸기보다는 지역별 기후에 맞춰 적절한 조림 시기를 안내하고, 적합한 수종 선택과 나무 심기 방법에 대한 캠페인을 강화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합니다.


식목일 날짜를 현실적으로 바꾸자는 의견 vs 굳이 그럴 필요 없다는 의견 중 여러분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식목일을 맞아 아이들과 각자의 의견을 나누어 보면서 식목일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아보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질문>

❓ 4월 5일 식목일, 3월로 바꾸어야 할까?

❓ 식목일은 왜 중요하며, 나무의 가치와 중요성은 어느 정도일까?


  • 커버이미지_©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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