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를 기억하시나요.
지난 3월 23일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우리를 부수고 탈출해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던 얼룩말 세로 말입니다. 서울 도심의 차도와 주택가를 3시간 여 동안 활보하다가 다시 붙잡혀 동물원으로 돌아간 세로. 사람들이 찍어 올린 사진과 영상 등이 공개되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세로는 이후 동물원의 스타가 된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세로를 보기 위한 많은 관람객들이 동물원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더군요. 세로를 직접 보고 싶어서 왔다는 사람들,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와봤다는 사람들... 보도된 많은 뉴스를 보니 반응도 갈리더라고요. 얌전한 세로를 보고 '집 나간 걸 반성 중인 것 같다'는 시민의 목소리도 있었고,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된다'는 반응도 있었고, '외로워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도심을 활보할 때보다 훨씬 안전한 건 분명한데 다시 동물원 울타리 안에서 서성이는 세로를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세간의 관심이 세로에게 또 어떤 스트레스로 작용할지 걱정도 되었고요. 동물원에서 더 신경을 쓰고 있고, 또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도 하는데 정말 괜찮은 것인지도 의문이었습니다. 탈출 전이나 지금이나 세로 입장에서는 가장 힘들었던 상황이, 전혀 달라진 게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