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질문> 정서적 문제까지 일으키는 아동 비만 심각? 비만과 정크 푸드 광고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정크 푸드 광고 금지법)
전 세계가 '비만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비만 문제가 심각합니다. 특히 심화되는 아동 비만이 화두로 떠오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정크 푸드 광고 금지'를 선언한 국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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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정서적 문제 일으키는 비만은 심각한 질병!
아동 및 청소년의 과체중, 비만 문제는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사회적 문제입니다. 특히 팬데믹 시기를 지나면서 문제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초등학교 1~2학년의 체육 교과 분리, 학교 체육 활성화 같은 정책적 제안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상은 있는데 개선은 좀처럼 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질병관리청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보도를 보니 비만 아동(8~16세) 5명 중 1명이 음식 중독 고위험군이라고 합니다. 음식 중독은 특정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고 강박적으로 필요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는 걸 말하는데요, 음식 중독 고위험군의 평균 음식 중독 증상 수는 4.05개, 정상 비만 아동은 1.31개로 나타났다고 해요.
더욱 문제인 것은 고위험 음식 중독으로 분류된 비만 아동의 경우 정서 및 행동 조절에 어려움을 보인다는 겁니다. 이들은 자존감이 낮고 가족 간 정서적 교류가 부족했으며, 불안·우울, 공격 행동 문제 행동 총점 등에서 높은 수치를 나타냈고, 학업 수행 능력 역시 낮았으며, 음식 중독 증상이 많을수록 학업 저하와 충동적 행동이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어요.
특히, 음식 중독 증상이 많은 아동은 비만도를 조정하거나 부모의 양육 태도를 개선한 뒤에도 문제 행동이 해결되지 않고, 학업 수행 능력 또한 개선되지 않는 경향을 보여, 음식 중독과 비만이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동·청소년기 비만은 성인이 된 뒤에도 지속돼 다양한 신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아동의 비만 예방은 개인을 넘어 사회가 나서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편, 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향후 2050년까지 전 세계 성인의 60%, 아동·청소년의 3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1990~2021년 동안 204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러한 예측을 도출했으며, 앞으로 5년간 비만과 과체중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계 어린이·청소년의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어요.

아동 비만 원인, 정크 푸드 광고를 금지하자?!
글로벌 연구가 보여주듯 비만 문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각국은 소아 비만 예방을 위한 조치 등을 이미 시행 중이거나 더 강력한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최근 사례는 호주와 영국인데요, '정크 푸드 광고 금지'를 올해 전면 또는 일부 실행할 예정입니다.
📌 호주 : 강력한 정크 푸드 광고 금지법 발의, 남호주는 대중교통에서 정크 푸드 광고 전면 금지 실행
소아 비만으로 매년 엄청난 보건 예산을 지출하고 있는 호주에서는 지난 2023년 정크 푸드 광고를 일정 시간대에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정크 푸드 광고에 노출되는 것과 소아 비만 사이에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는데요, 정크 푸드 광고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TV와 라디오 등에서 금지하고, SNS나 온라인에서는 '전면 금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 법안에서 언급된 정크 푸드는 기름에 튀긴 소고기와 닭고기, 생선을 비롯해 햄버거와 피자, 나초, 해시 브라운, 케밥, 베이컨, 살라미 소시지, 탄산 및 가당 음료, 사탕/과자료, 아이스크림 등 매우 광범위해서 사실상 가정식 외에 광고할 식품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규제인 셈입니다.
이 법안은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는데요, 다만 남호주에서는 올해 7월부터 대중교통에서 정크 푸드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강한 규제를 시행합니다. 역시 소아 비만 예방을 위한 조치인데요, 이로써 초콜릿, 사탕, 디저트,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감자칩 등의 광고가 버스 및 트램, 기차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정부는 정크 푸드 광고가 어린이 식습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대중교통을 그 대상으로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학교로 가는 길에 아이들이 가장 많이 보는 광고가 정크푸드 광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광고 업계에서는 비만 해결에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반발하고 있어요. 그러나 일각에서는 '디지털 정크 푸드 광고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규제가 요구되고 있는데요, 호주 연방 정부는 TV, 방송, 온라인, 대중교통 및 학교 반경 750m 이내 광고 제한 여부를 포함한 최종 규제안을 올해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참고 자료_South Australia is banning fast food ads on public transport – will it have the desired effect?, 더 가디언)
📌 영국 : 올해 10월부터 정크 푸드 온라인 광고 전면 금지, TV 광고도 일부 제한
남호주가 대중교통에서 정크 푸드 광고 금지를 시행하면서 참고 사례로 제시한 영국의 경우, 지난 2019년 2월부터 이미 런던의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각 정류소에서 정크 푸드 광고가 금지돼 왔으며, 실제로 정크 푸드 구매율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07년부터는 어린이 방송에서 정크 푸드 광고를 규제해 왔고요.
영국 정부는 소아 비만 예방을 위한 보다 강력한 규제를 시작하는데요, 올해 10월부터 지방, 소금, 설탕이 포함된 정크 푸드의 온라인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TV 광고도 밤 9시 이전에는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이 규제는 원래 2023년부터 시행하기로 돼 있었지만 업계에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연기를 해온 바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IPTV(인터넷TV)에도 광고 금지를 적용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해요.
정부 관계자는 이 조치가 어린이를 건강하지 않은 음식 광고로부터 보호하고, 비만으로 인한 국민보건서비스의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현재 영국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 5명 중 1명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졸업할 즈음에는 그 비율이 3분의 1로 증가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 그 외 유럽, 미국, 캐나다, 칠레 등 전 세계적인 정크 푸드 규제 움직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비만율을 기록하고 있는 칠레도 2016년부터 정크 푸드 광고 규제를 강력하게 시행 중인 나라입니다. 정크 푸드 포장지에 만화 캐릭터 사용 금지, 학교 반경 100m 내 정크 푸드 광고 금지, 정크 푸드 제품에 'STOP' 경고 라벨 부착 의무화, 오전 6시~오후 10시 사이 TV, 라디오, 영화관에서 정크푸드 광고 금지, 설탕 함유량이 높은 음료에 18%의 세금 부과 등이 그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의 여러 나라가 제한적으로 정크 푸드 광고 금지를 시행 중이며, 일부 국가는 음료에 함유된 당분이 높을수록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학교 내 정크 푸드 광고 및 마케팅을 규제하고 있으며, 캐나다도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정크 푸드 광고 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며 관련 법안 마련을 논의 중이라고 해요.
최근 남호주가 대중교통에서 정크 푸드 광고 금지 시행을 예고하며 내놓은 각국의 사례 중에 '한국'이 포함돼 있었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어린이 식생활 안전 관리 특별법'을 시행하고 있어요. 이 법에 따라 어린이 기호 식품 중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고카페인 함유 식품은 장난감 판촉물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하지 못하고,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고카페인 함유 식품에 대한 광고는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TV에서 방송할 수 없습니다. 고열량, 저영양 식품 규제 수위도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고 까다로운 편이고요. 또한 인터넷과 유튜브, SNS 등 어린이가 많이 접하는 매체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크 푸드 광고 금지 필요할까? '찬성 or 반대'?
🙂 찬성! "광고 금지 필요하다"
✅ 아이들은 광고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광고 노출이 줄어들면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고 비만율도 감소할 수 있다.
✅ 과거에 흡연 광고 금지가 흡연율 감소에 기여한 것처럼 정크 푸드 광고 규제 또한 비만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정크 푸드 광고 금지 시행에 따른 비만율 감소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 그 근거다.
✅ 전 세계가 비만과의 전쟁을 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광고가 아이들의 식습관을 부정적으로 바꾸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강제 규제 도입을 권장하기도 했다. 이는 더 이상 자율에 맡기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 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개인으로도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 시킨다. 어릴 때부터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특히 중요한데 정크 푸드 브랜드들은 어린이 고객을 확보해 평생 고객을 확보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으므로 이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
☹️ 반대 "광고 금지는 과도하다"
✅ 비만의 주요 원인은 광고가 아니라 개인 식습관, 신체 활동 부족, 가정 환경 등이다. 광고 금지가 비만 예방의 핵심 해결책으로 볼 수 없으며, 그보다 교육 강화, 운동 확대 등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 정크 푸드 광고 금지는 관련 산업계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시장 경제의 원칙에 어긋난다.
✅ 광고 금지를 한다면 기업들은 규제를 피해 또 다른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으며, 아이들이 정크 푸드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광고 규제보다 식생활 개선 등을 위한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 먹거리는 소비자의 선택권 문제이다. 정부가 특정 음식 광고를 규제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개입으로 볼 수 있다.
정크 푸드 광고 금지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어떠한가요?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에 이미 익숙하고 그 맛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의견은 또 어떠할까요?
'나'의 경우 실제로 광고가 '먹고 싶은 욕구'와 '선택 및 소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었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아이들과 대화해 보기를 추천드립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식습관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에 대해 대화하며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나눠야 하겠고요. 식습관은 결국 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약간의 의무감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질문>
❓비만과 정크 푸드 광고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정크 푸드 광고 금지는 필요할까?
과도한 설탕 섭취로 인한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나 식품에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이에요.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멕시코 등 여러 나라가 설탕세를 도입, 시행하고 있으며 건강을 위해 필요한 조치이기는 하나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는 문제, 음료 회사들이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는 문제 등이 지적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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