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해서 남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내면에 관해서요. 떠오르는 생각, 느낌, 기분 이런 것들이 날아가 버리거나 흩어지기 전에 늘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체계적이진 않습니다. 책을 볼 때 직접 책에 글을 적거나 메모지를 붙이기도 하고, 두서 없이 적어두는 용도의 노트, 스마트폰의 기록장을 이용할 때도 많습니다. 글 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격적으로 써서 남기거나 발행은 안 하고 저장만 해두기도 하고요.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 아이에 관해서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의 내면 성장에 관해서는 보다 체계적으로 기록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는 티가 나지 않을 뿐 매 순간 성장하고 있고, 기록해두지 않으면 그저 '아 그때 그랬었지' 정도로만 희미하게 남을 뿐이니까요.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는 저도 여느 엄마들처럼 사진을 수백장씩 찍고 휴대폰 저장 용량이 넘치도록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뒤집기라도 하는 날에는 사진이며 영상이며 아주 난리가 나죠. 나중에는 너무 쌓이기만 하다 보니 정리하는 데도 힘이 들더라고요.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 부터 아이의 내면 성장이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 학교를 데려다주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누는 대화에서 '아!' 하는 외 마디 탄성이 나올 때가 많았죠. 아마 다들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아이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어나면서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부쩍 자란 아이를 보는 순간의 기쁨도 그렇지만 내면의 성장을 깨달을 때 느껴지는 희열 말입니다. 아이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감정의 변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내적 성장이 감지될 때면 얼마나 벅차오르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