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 '엄마표 토론'에서 '말문'을 여는 7가지 방법

시작이 반, '엄마표 토론'에서 '말문'을 여는 7가지 방법

토론은 하고 싶지만 그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는 분들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게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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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토론'을 시도하는 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말문을 여는 법'에 관한 것입니다. 이야기해보고 싶은 주제가 있거나 좋은 질문이 떠올랐다 해도 뜬금없이 "우리, oo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라고 던지거나 맥락 없이 "oo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는 말로 시작하는 게 영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하다는 거죠.

이제 많은 부모님들이 "너는 어떻게 생각해?" "너라면 어떻게 할거야?' 같은, '오픈형 질문'에 대해서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터라 질문 방식에 대해서는 익숙한데, 문제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또 아이가 알아서 '적극' 참여하게 만드는 토론을 이끄는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엄마표 토론을 시작하는 분들, 시작해보려고 하는 분들을 위해 대화의 물꼬를 잘 틀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을 알려드릴게요.  


1.아이의 관심사부터 시작하세요.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나 호기심 있는 분야에 대해 말을 걸어올 경우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말을 잘 합니다. 반대로 흥미가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아무리 질문을 던져도 깊이 생각하려고 하지 않죠. 따라서 어떤 주제나 이슈에 대해 토론해보고 싶다면 아이가 좋아할 만한 '관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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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기후 위기에 대한 토론을 한다고 하면, 기후 위기가 미치는 다양한 영향 중에서도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기후 위기가 야생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떨까에 대한 질문과 대답으로 시작해 점점 토론을 확장시켜 나가는 방식이 좋습니다. 또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자동차가 발생 시키는 대기 오염이 기후 위기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부터 시작해도 좋겠죠.

2.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세요.

아이들은 이야기 듣기를 좋아합니다. 따라서 토론 주제를 던질 때 질문으로 시작하지 않고 이야기 형식로 바꾸어서 시작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마치 재밌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게 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만일 주제를 이야기 방식으로 '창작'해 내는 게 힘들다면, 기존에 아이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와 연관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전에 아이가 읽었던 동화책도 좋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나 옛날 이야기, 애니메이션 스토리 등과 엮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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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역사 드라마나 영화가 반드시 역사적 사실만을 다루어야 할까?"라는 주제로 토론한다고 생각할 때, 논란이 됐던 역사 영화나 드라마의 스토리를 들려준 후 자연스레 생각을 유도하는 식입니다. 이런 방식은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준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엄마 아빠의 직간접적 경험담이나 지인이 겪은 이야기 등도 좋은 스토리텔링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엄마가 뉴스(책)에서 읽었는데 말이야", "내 친구가 겪은 일인데..." 처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로 들려주면서 호기심을 유도하는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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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길 고양이 먹이 주기" 문제에 대해 토론한다고 할 때, 우리 동네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다른 아파트에서 벌어졌던 다툼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준 후 생각을 물으며 토론을 시작하는 식입니다.

3. 일상 생활과 연결하세요.

우리 일상과 연관된 주제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게 토론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자, 토론에 입문하는 최적의 방법입니다. 특히 이 방법은 아이들 연령이 어릴수록 효과적인데요, 매 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크고 작은 '선택'의 문제부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상 속 문제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만들 수 있죠. 특히 일상 생활과 연결된 토론은 아이들이 부모의 질문을 '의도된 것' 혹은 '학습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대화 형태로 토론을 시작하기에 아주 적절한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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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들어, 눈 오는 날 눈 싸움 한 바탕 하고 난 후 겨울 활동으로 "안전하고 따뜻한 실내가 좋은지 vs 춥지만 계절감 느낄 수 있는 야외가 좋은지" 등에 대해 대화해볼 수도 있겠죠. 또, 매일 먹는 식사 자리에서 건강한 식습관 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도 있고요, 식탁 위 메뉴와 자연스레 연결해 "채식 vs 육식" 같은 보다 본격적인 토론 주제를 꺼내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 밖에도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친환경 교통 수단에 대해 다뤄볼 수도 있고, 책을 읽으면서 종이책과 전자책에 대해서 토론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4. 시청각자료를 적극 활용하세요.

아이와 토론해보고 싶은 주제가 있을 때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함께 보고 자연스레 그에 대해 질문하고 대화하는 방식입니다. 아이 연령이 어리다면 동화책, TV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이 그 매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청각자료는 아이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보다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고 대화하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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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해양 보호' 등의 주제를 다루고 싶다면, 해양 생물과 오염된 바다 등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관련 영상 등을 함께 시청한 후 서로 떠오르는 질문과 생각을 나눠볼 수 있습니다. 

5. '조언'을 구하는 상담 형식을 활용하세요.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질문을 조금만 바꾸어 아이에게 좋은 의견을 구하는 방식을 취하면, 아이는 엄마가(아빠가) 자신을 더 어른처럼 대등하게 존중해준다는 생각에 적극 생각하고 의견을 내려고 노력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해?"가 아니라 "내가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등으로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처럼 질문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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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친구 관계에 대한 질문을 한다고 할 때 아이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것도 좋지만 엄마 아빠의 고민으로 바꿔서 '좋은 생각'을 묻는 것도 적극성을 유도하는 한 방법입니다. "사사건건 의견이 다른 친구와도 친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아이 중심이 아니라 엄마의 '고민'으로 전환해 "내 친구 중에 한 명은 항상 내 의견에 반대만 해.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기분도 나쁘고 그 친구 만나는 게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나랑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그 친구와 계속 친구로 지내야 할까?"라고 물어보는 거죠. 아이의 조언이 끝나면 관점을 다시 아이 입장으로 바꾸어 한 번 더 질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6. 부모 먼저 호기심을 보이며 관심을 유도하세요.

열정은 전염됩니다. 부모가 먼저 특정 이슈나 주제에 대해서 과할 정도로 흥미와 호기심을 보이면 아이도 관심을 갖게 되죠. 반대로 부모가 별로 즐겁지도 않은데 억지로 토론을 위한 토론을 위해 주제를 꺼낼 때는 아이도 금방 알아차립니다. 즉, 호기심과 열정이 진짜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약간의 연기가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죠. 이런 방식은 아이가 평소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분야이거나, 호기심을 가졌으면 하는 분야일수록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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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인공지능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라면 "관심을 좀 가져봐"라고 말하는 대신 엄마가 먼저 과학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흥미를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들뜬 목소리로 "내가 오늘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읽었는지) 알아? 글쎄 AI로봇이 어떤 회사의 CEO가 됐대!"라고 관련 화두를 꺼내거나 "엄청 신기한 이야기 해줄까?"라는 식으로 관심을 유도해 보세요.

7. 관찰자의 시선을 유지하며 질문 타이밍을 잡으세요.

맨 첫 번째에서 거론했던 '아이의 관심사'로 시작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흥미로워 하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관찰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일상 관찰을 하다 보면 '지금이 질문의 타이밍'이라고 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어떤 활동 중에 아이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지거나 반대로 기분이 급 다운되는 때, 무언가에 엄청난 호기심을 보이거나 궁금해 할 때 등 심리적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에 대해 질문하면 아이들은 폭포수처럼 말을 쏟아내기 쉽습니다. 다만, 어떤 순간에는 아이가 차분하게 마음을 정리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데요, 그때는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주면서 엄마는 늘 너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표현해 준 뒤 나중에 물어보는 것도 현명한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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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아이가 책을 읽다가 갑자기 환하게 웃는 표정을 보았다면, 기억해두었다가 책을 덮은 뒤 "아까 무슨 내용인데 그렇게 재밌었어?"라고 관련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해보면 좋습니다. 부분적인 내용으로 시작해 책에 대한 소감과 후기까지, 확장해서 대화하기에 좋은 타이밍이 되는 거죠. 

사실 위의 방법들은 그렇게 어려운 방법도 전략도 아니지만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만큼은 분명합니다. 핵심은 '엄마표 토론'의 시작은 결국 대화라서 어떻게 하면 즐거운 대화 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늘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때, 결과적으로 비판적, 논리적 사고, 열린 소통과 공감 같은 '토론력' 또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 커버 이미지_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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