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두고 어제 하루 종일 문해력, 어휘력 저하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발단이 된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온라인 카페가 웹툰 작가의 사인회 예약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것을 두고 사과하는 과정에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쓰자 일부 누리꾼들이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고 심심한 사과?", "나는 하나도 안 심심하다"라는 식으로 발끈한 것입니다. 여기서 '심심한'은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한'의 뜻인데 '지루하다'의 '심심한'으로 해석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우리 국민의 심각한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된 가운데 이와 관련한 또 다른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2년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사흘'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광복절 연휴가 8월 15일~17일까지 3일 간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언론에서 '사흘 연휴'라고 하자 일부 누리꾼이 "연휴가 3일 인데 왜 '4흘'이라고 하느냐"며 오보가 아닌지 따지며 벌어진 일이었죠.

또 있습니다. '금일'을 '금요일'로 알아듣고 과제 제출을 제 때에 하지 못한 대학생이 '금일'이라는 발언을 한 교수에게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을 했다'며 항의했다는 일, 코로나 19에 확진돼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그 사유로 '병역'을 선택해 학교 측에서 '병역은 입대와 관련한 내용'이라는 설명을 덧붙인 단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연 등이 그것입니다. 필자가 본 어떤 댓글에서는 "이제 '무료하다'라고 하면 '공짜'라고 알아 듣겠다"는 푸념 섞인 발언도 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