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이 절대로 대신할 수 없는 엄마표 토론의 강점들

사교육이 절대로 대신할 수 없는 엄마표 토론의 강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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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토론'의 장점을 아이에게 물었더니...

아이와 아이 친구를 데리고 토론 수업을 해온 지가 만으로 3년이 넘었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한 두 번 빼먹기는 했지만 비교적 긴 공백 없이 줄곧 주1회 수업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40회로만 잡아도 120여 개의 주제로 토론을 나눈 셈이니 그간 아이들과 내가 얼마나 많은 지적 대화를 나누었는지, 그 사이 아이들은 얼마나 성장했을 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본격적인 강점을 논하기에 앞서, 토론 활동의 당사자인 우리집 아이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엄마표 토론’의 좋은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져봤다. 아이의 대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엄마와 함께 하면 편해서 부담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게 편하게 말하는 습관이 들면 어디 가서도 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엄마가 골라오는 토론 토픽이 재미있다.  엄마는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주제, 재밌게 토론할 수 있는 주제를 잘 골라줄 수 있다.

√시간적으로 자유롭다. 나의 일정이나 상황에 맞추어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내가 하는 이야기나 의견을 들으면서 엄마가 나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신기하게도 아이의 답변 안에는 내가 생각하는 장점들이 대거 녹아 있었다. 토론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엄마(전달자)의 목표와 직접 수업에 참여해 활동하는 아이(수혜자)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을 보면서, ‘제대로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엄마표 토론을 꼭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첫째, 엄마와 함께 하는 토론 활동은 언제 어느 때든 가능하다.

‘수업’ 형태로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경우라 해도 우리집 아이가 말한 것처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다. 물론 시간을 고정해두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한 긴장감이나 약속 장치로서 좋은 점이 있겠지만, 변경 가능성을 다소 열어 두면 가장 효율적인 시간에 수업 효과를 높이면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언제 어느 때’는 좀 더 넓은 의미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토론을 진행하는 것도 탄탄한 기본을 쌓아가기에 더없이 훌륭한 방법이지만, 삼시 세 끼 밥상 위에 올리고 24시간 일상에 들이는 것이야 말로 엄마표 토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토론은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게 아니다. 지극히 사소한 주제, 가벼운 대화의 형식을 빌어 5분, 10분 의견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 그런 상황이 일상 곳곳 ‘언제 어느 때든’ 가능해진다면 어떤 순간에도 토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절대 고수’가 될 수 있다.

둘째, 엄마표 토론은 아이의 생애 주기를 따라갈 수 있다.

‘토론하는데 웬 생애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엄마표에서만 가능하고 엄마표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다. 앞장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토론은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은 되어야 가능하다는 게 일반론이다. 주제를 이해하는 능력, 텍스트를 읽고 파악하는 능력, 축적된 배경 지식, 의견과 생각하는 드러내는 표현력 등 토론을 위해 밑바탕에 깔려야 할 기본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토론을 학습의 형태로 규정하고 토론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일정한 형식과 절차에 따른 ‘스테레오 타입’을 생각하기 때문에 ‘적어도 초등 고학년’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누누이 주장하지만 이제 토론의 틀을 깨야 한다. 아무 준비도 돼 있지 않은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다고 해서 토론을 잘 할 리 없다. 빠르게는 유아 시기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저학년,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등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춰 은근하고 자연스럽게 토론 활동을 이어간다면 토론에 대해서만큼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단단한 세계를 구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셋째, 엄마표 토론은 아이의 관심사 및 성향을 고려해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토론 학습서를 보면 약간의 구성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비슷한 논제를 다루고 있다.  엄마가 토론 주제를 고른다면 상황은 다르다. 아이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며, 내 아이가 지금 꽂혀 있는 분야, 흥미를 느끼는 이슈, 나아가 엄마 입장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기회를 주고 싶다고 판단하는 문제까지 ‘내 아이에게 꼭 맞춘’ 주제를 제시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엄마는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주제, 재밌게 토론할 수 있는 주제를 잘 골라줄 수 있다”고 말한 그대로다.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이들의 토론 활동이 더 활발할 것이란 사실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재미와 흥미가 토론을 거드는 것이다.

넷째, 엄마표 토론을 통해 아이와 더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다.

“내가 하는 이야기나 의견을 들으면서 엄마가 나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아이의 대답이 이 부분에 해당된다.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상대를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불리한 상황에 어떻게 순발력을 발휘하는지 등 수시로 아이를 파악하고 들여다볼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토론 활동을 통해 엄마만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아이도 엄마에 대해 더 깊은 이해와 신뢰를 갖게 된다. 칭찬과 격려, 공감과 이해 등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에서 따뜻한 애정을 깨닫는 동시에 강한 믿음을 갖게 된다.

다섯째, 엄마의 교육에 대한 가치관 실천 및 확립이 가능하다.

대단히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풀어서 말하면 ‘어떤 아이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지금껏 엄마표 토론의 강점을 다섯 가지로 풀어놓았지만 각자 하기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이보다 몇 배의 장점들이 따라올 것이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생각하더라도 결론은 하나다. 사교육은 결코 엄마표 토론을 따라올 수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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