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뉴스 브리핑> 2023년 2월 ①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대참사부터 어묵꼬치 재사용 논쟁까지

<엄마표 뉴스 브리핑> 2023년 2월 ①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대참사부터 어묵꼬치 재사용 논쟁까지

뉴스는 비판적 시각과 가치관 정립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과 공감 능력을 키워줍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어떤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이 존재하는지를 알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바른 역할을 고민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해주세요.

anotherthinking

2월 초중반기 뉴스 중에는 지난 6일 발생한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과 관련된 이슈들이 많습니다. 어쩌다 기적 같은 소식도 들려오지만 현장을 볼 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저는 아이와 관련 뉴스들을 공유하고 함께 기적의 현장을 영상으로 보기도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을 해봤는데요, 가족 회의를 거쳐 아이가 자신의 용돈 중 일부를 기부하기로 하고, 엄마 아빠가 같은 금액을 보태 이른 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구호 성금을 보냈습니다. 반드시 기부를 하거나 구호 물품을 보내는 등의 참여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갖고 마음으로나마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아이와 공유하고 생각과 의견을 나눠보기에 좋은 몇 가지 뉴스를 함께 선별했습니다.

사진은 튀르키예 지진 현장이 아님. 이미지 제공_픽사베이

<1> 지진 사망자 4만1천명 넘겼지만…228시간 만의 구조 '기적'도, 2023년 2월 16일자, 연합뉴스

지난 2월 6일 튀르키예(옛 지명 터키) 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규모 7.8(이후 9시간 만에 규모 7.5의 지진 추가 발생)지진으로 연일 안타까운 뉴스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매일 늘어나는 사망자 수로 인해 정확한 집계마저 포기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일이 그 희생자 수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골든 타임이 한참 지난 9일 이후에도 기적적인 구조가 이뤄지는 등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곳은 참혹하기만 합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5일 기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4만1232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발표한 튀르키예 공식 사망자 수(3만5418명)에 시리아 정부의 사망자 집계(1414명), 유엔이 집계한 시리아 반군 지역 사망자 수(4400명)을 합한 수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을 유럽 지역에서 지난 한 세기 동안 발생한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보편적 시각입니다. 특히 시리아의 경우 반군 장악 지역인 서북부에 피해가 집중돼 있어 피해 집계는 물론 구호 활동이 원활치 않아 더욱 어려운 상태입니다.

사망자 외에 부상자 수는 튀르키예에서만 10만5천505명, 이재민 수만 220만 명에 달하고 약 4만7000채의 건물이 무너진 것으로 집계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유엔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각각 460만명, 250만명 총 70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이번 강진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전 세계에서 구호 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튀르키예·시리아와 갈등을 겪어온 주변 국가들 역시 구호 활동에 참여하며 외교 관계 개선의 분위기도 있습니다. 튀르키예와 아르메니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경 개방을 포함해 양국 관계를 완전히 회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가 하면, 지난해 8월 튀르키예와 외교 관계를 복원한 이스라엘도 튀르키예 직항편을 재개하는 등 양국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네요. 또 시리아와 단교 상태였던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의약품 35t을 실은 항공기를 시리아에 보냈다고 합니다.

tip) 이런 재난 현장에 대해서는 텍스트로 접하는 것과 영상으로 보는 것의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지진 관련 영상 뉴스, 특히 기적적인 구조 장면 등을 담은 뉴스를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또, 이런 뉴스는 질문을 많이 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편이 좋습니다. 엄마가 굳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어보지 않아도 아이들은 많은 생각을 하거나 먼저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넬 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와 멀리 떨어진 나라의 이야기지만 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Q. 우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Q. 최근 일본의 한 전문가는 일본인들에게 '튀르키예에 종이학을 보내지 말라'고 조언해 화제가 됐었거든. (관련 영상 보도 참고) 일본에는 어려움을 당한 사람을 위해 천마리 종이학을 접어 보내는 풍습이 있다고 해. 이런 풍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그 전문가는 왜 종이학을 보내지 말라고 했을까?

*** 아이가 고학년이라면 지진 소식과 더불어 지진의 세기를 나타내는 '규모'와 '진도'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고 규모가 큰 지진과 진원(지진이 최초 발생한 지역)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아보면 공부가 됩니다. 규모는 지진의 절대적인 강도를 말하는 것이고 진도는 측정 위치에 따른 상대적 세기를 말하는데요, 보통 '규모'를 많이 사용합니다.

아래 뉴스에서는 규모 큰 지진과 진원의 관계, 그리고 여러 차례 규모 큰 지진을 겪었던 튀르키예에서 왜 다시 엄청난 희생이 발생했는지 등에 대해 정치적 상황을 포함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튀르키예 지진, 123년간 데이터로 살펴보니, 2023년 2월 16일자, SBS뉴스

<2>  "인종차별적 메뉴"…학교 급식에 '수박' 나오자 美 '발칵' 왜?, 2023년 2월 8일자, 서울경제

미국 뉴욕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급식으로 '수박'과 '프라이드치킨'이 제공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습니다. 도대체 치킨과 수박은 인종차별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요?

지난 2월 1일, 뉴욕의 냐크 중학교 학생들은 급식으로 프라이드치킨과 와플, 수박을 받았는데요, 문제는 수박과 치킨이었다고 합니다. 치킨과 수박이 흑인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미국에서 수박은 남북 전쟁 이전 아프리카계 노예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팔던 대표적 과일로, 노예제도 폐지 후에도 소득이 낮은 흑인 저소득층이 즐기는 과일이라는 편견이 있다고 하네요. 심지어 '흑인은 수박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흑인들은 수박을 싫어하는 척하면서 몰래 수박을 먹는다'와 같은 인종차별적 고정관념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프라이드 치킨은 '과거 목화 농장 지주들이 흑인 노예들에게 싼 맛에 제공한 음식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풍문이 있다고 해요.

단순한 우연이었을지도 모르는 이 메뉴의 조합이 문제된 건 날짜 때문인데요. 미국의 2월은 '흑인 역사의 달'로 미국 역사학자 카터 우드슨이 1926년 흑인들의 투쟁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월 둘째 주를 '흑인 역사의 주'로 지정한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즉 흑인 역사의 달이 시작하는 1일에, 그것도 정해진 급식 메뉴를 갑자기 변경해 치킨과 수박으로 대체한 데는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한 것이죠.

냐크 중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인종차별적 메뉴'라고 학교측에 거세게 항의했고, 이 학교의 교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급식 제공 업체를 공개 비난함과 동시에 학생과 학부모 등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를 표명했다고 합니다. 이후 급식을 제공하는 식품 회사에서도 "부적절한 메뉴였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고 해요.

tip)  먼저 뉴스의 타이틀만 보여주고 치킨과 수박이 어째서 인종차별적 메뉴인지 추측해보는 것부터 이야기 나눠보세요.

Q. 급식 제공 업체는 정말로 인종차별 의도가 있었던 걸까?
Q. 메뉴를 제공 받고 항의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Q. 누군가는 단순한 점심 메뉴에 대해 너무 과도한 반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Q. 학교 교장 선생님의 대처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Q. 이 급식 업체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Q. 이런 '문제적 상황'에서 항의하거나 문제제기를 하는 태도는 왜 필요한 걸까?

<3>  "아이 아파도 병원 못 가요"…소아과 '진료 대란' 벌어졌다, 2023년 2월 4일자, 한국경제

소아과 의사가 줄어들고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폐원하는 등의 문제로 아이가 아파도 병원에 못 간다거나, 대기 시간이 턱없이 길어지는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에서 무려 662개의 소아청소년과가 폐원했다고 합니다. 연평균 132곳이 문을 닫은 셈입니다. 새로 개원한 병원 수를 감안해도 이 기간 61개의 소아과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단 한 곳도 없는 지역도 있다는데요, 전국 226개 지자체 중 경기 연천군, 충북 괴산군 등 무려 58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아이가 아파도 갈 병원이 없다는 얘기죠.

2023년도 상반기 전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15.9%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207명을 모집하는데 33명만 지원한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도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대한아동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국 2·3차 의료기관 가운데 24시간 소아청소년 응급 진료가 가능한 곳은 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처럼 소아청소년과가 감소를 넘어 '멸종'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은 의대생들의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상태를 설명할 수 없는 어린이 환자를 대하는 일이 어렵고, 보호자가 날 선 태도로 의료진을 대하는 경우가 잦으며 소송 위험도 성인보다 크기 때문"인데다 "다른 과 대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대한 지원 및 진료 수가 개편 등을 통해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한편, 전공의(레지던트)에게 의존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인력 운용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4년간의 전공의를 마치고 시험을 합격해야 전문의가 되는 구조상, 인건비가 비싼 전문의를 줄이고 대신 전공의에게 과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죠.

한편 정부는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한 찬반도 팽팽합니다. 의료계에서는 "의사 수의 부족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이 아닌 처우의 문제"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한 의사 수의 증가가 소아청소년과 같은 기피 과의 의료진을 늘리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tip) 소아과 병원에 갔던 경험, 그곳에서 만났던 의사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의료 분과가 어떻게 나누어져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략 이야기해주면 좋겠죠.

Q.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는 의료진들은 어떤 이유로 선택하는 것일까?
Q.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Q. 소아청소년과와 함께 산부인과도 없어지는 추세야.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하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Q. 해결 방안으로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  
Q. 의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실력 외에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야 할까?
Q. 독일에서는 의대 진학 전에 반드시 의료 현장 실습을 먼저 해보고 '지원'하게 돼 있어. 이 제도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4>  어묵꼬치 퐁퐁·락스로 세척 후 재사용… 국물에 우러나온다?, 2023년 2월 16일자, 헬스조선

지난해 말부터 논쟁거리였던 '어묵꼬치 재사용' 문제가 여전히 논란입니다. 서울 강서구에서 처음으로 어묵 꼬치 재사용 제한 조례가 시행된 후 경기도 오산시에서도 최근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상정하면서 앞으로 이에 동참하는 지자체가 늘어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간 보도된 여러 뉴스들을 종합해 보면 어묵을 파는 노점상에서는 대부분 꼬치를 재사용한다고 하네요. 어떤 곳은 세제로 세척하기도 하고 어떤 곳은 물에 씻어 말리기만 하는 식으로 세척법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상인들은 어묵을 판매해 남는 돈이 많지 않아 꼬치 재사용이 곧 수익성 및 가격 요인과 연결될 뿐만 아니라 한번 사용하고 버릴 때 환경 문제 등 경제적, 환경적 현실을 이유로 재사용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소비자들은 위생을 걱정하며 일회용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꼬치 재사용의 문제가 식중독 등 위생 문제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뜨거운 온도에서 요리되는 과정에서 병원균이 사멸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척 방법에 따른 위험성은 존재하는데요, 화학성 주방세정제로 세척할 때 나무 꼬치에 세제가 남아있을 수 있는데, 화학 물질이 장기적으로 체내에 쌓이게 되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근거죠.

일부 지자체의 조례안 제정이 그러나 구체적 규정이 없어 법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상인들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tip) 어묵 꼬치는 겨울철 대표 간식 중 하나인 만큼 아이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주제인데요. 그렇다고 엄마가 너무 과도한 염려를 표하는 식으로 아이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는 태도는 지양하는 게 좋겠습니다.

Q. 일반적으로 어묵 꼬치를 재사용한다고 하는데, 혹시 먹을 때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었어?
Q. 상인들은 꼬치 비용과 한번 쓰고 버릴 때 생기는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재사용을 찬성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Q. 소비자들은 위생 때문에 일회용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의견에는 어떻게 생각해?
Q. 법적 근거를 만들고 단속을 통해서 재사용을 못하게 막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Q. 상인들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떤 것 같아?
Q. 법적 단속 외에 좋은 대안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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