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뉴스> 휴지보다 못한 지폐, 물건 살 때 배낭에 현금 채워가야 한다고? (+하이퍼인플레이션)

<알쓸뉴스> 휴지보다 못한 지폐, 물건 살 때 배낭에 현금 채워가야 한다고? (+하이퍼인플레이션)

아르헨티나가 1만 페소 초고액권을 발행했습니다. 살인적인 물가상승, 하이퍼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오늘은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다양한 경제 상황과 역사 속 하이퍼인플레이션 사례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anotherthinking
📢
세상에는 그 어떤 드라마, 영화, 예능, 개그보다 재밌고 흥미롭고 웃기고 놀라운 소식들이 정말 많죠! 아이들이 들으면 눈 '번쩍' 뜨일 흥미진진한 토픽을 가지고 한번 잘~ 놀아보는 코너를 시작합니다. 재미는 기본, 상상력 자극, 가끔 뜻하지 않게 똑똑해지기까지 하는 <알고 보면 쓸 데 있는 뉴스>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오늘 다룰 뉴스는?
배낭에 현금 채워 다닐 판…아르헨티나 또 초고액권 발행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1년만에 초고액권을 새로 발행했다. 3월 물가상승률만 300%에 육박하는 등 기록적인 물가 폭등으로 화폐가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7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1만페소 지폐를 발행했다.(사진=…

+추가 참고 뉴스_ 아르헨 월간 인플레 6개월만에 '한자릿수'…금리 또 10%p↓

  • 무슨 일? 아르헨티나가 초고액 지폐인 1만 페소 지폐를 발행, 시장에 유통하기 시작. 이 새 지폐는 아르헨티나에서 오랫동안 최고액권 역할을 해 온 1000페소 지폐의 10배 가치에 해당. 뿐만 아니라 올 연말에는 2만 페소 지폐를 발행할 계획.
  • 왜? 최근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 물가 폭등으로 소액의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다량의 지폐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 심지어 액수가 큰 상품을 구매할 때는 지폐는 배낭에 넣고 다녀야 할 정도라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해 2000페소 지폐를 유통했지만 별 효과가 없자 1만 페소 지폐를 투입하게 된 것.  
  • 화폐 가치 하락 이유? 아르헨티나의 통화(*유통 수단이나 지불 수단으로 기능하는 화폐)인 페소화는 심각한 국가 경제 위기로 지난 5년 간 가치의 95퍼센트가 하락. 이런 영향으로 초인플레이션(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올해 3월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이 287퍼센트까지 치솟은 상태.
  • 정부 대책? 지난해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집권 후 페소를 버리고 달러를 쓰겠다고 공약을 내세웠음.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자 하이퍼인플레이션과 페소 가치 안정을 핵심 과제로 제시.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월간 인플레이션은 조금씩 진정되는 분위기.
  • 무리한 화폐 발행, 왜? 전 정부의 대규모 무상 복지 등 포퓰리즘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 이로 인한 재정 적자를 채우기 위해 화폐를 계속 발행했으며, 결국 시중에 막대한 돈이 풀리자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는 급락하고, 인플레이션은 악화된 것. 밀레이 대통령은 전 정부와 달리 무리한 화폐 발권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내 채원자들이 보유한 단기 국채 이자 지급 등을 위해 여전히 화폐 발행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  
  • 월간 물가상승률은 하락? 4월 물가상승률이 8.8%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으며 이는 6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 밀레이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사망 신고서에 서명했다'고 자축하기도. 하지만 한국의 연간 물가상승률(2.9%)과 비교하면 여전히 100배에 달할 만큼 높은 수준. 아르헨티나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그간의 누적 효과로 289.4%를 기록했다고 밝혀.
  • 긍정적 전망?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낙관론 속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기존 50%에서 10%포인트 낮춰 40%로 조정.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133%에 달하던 기준 금리를 여섯번째 인하한 결과. 초인플레이션은 벗어났으나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
하이퍼인플레이션(초인플레이션)이란? 물가상승이 통제를 벗어난 상태로서 1개월당 50% 이상, 연간 수백 퍼센트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는 것을 말해요. 오늘 100원이던 물건이 내일은 150원이 되고, 다음 주에는 500원이 되고, 한 달 뒤에는 1000원이 되는 식이죠. 이렇게 되면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돈이 많아도 살 수 있는 게 거의 없게 됩니다.

📌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이유?

  • 돈을 너무 많이 찍어낼 때 : 정부가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돈을 너무 많이 만들어내면 돈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같은 물건을 사려고 할 때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죠.
  • 경제가 불안정할 때 : 전쟁이나 정치적 문제 등으로 나라의 경제가 불안해지면 사람들이 돈의 가치를 믿지 않게 되고, 물건 값이 빠르게 오릅니다.
  • 외국에 진 빚이 많을 때 : 나라가 외국에 많은 빚을 지고 갚을 돈이 없을 때도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어요.

©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
'인플레이션'과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알아볼까요? 인플레이션(Inflation)은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같은 돈을 내더라도 더 적은 양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밖에 없어요. 디스인플레이션 (disinflation)은 인플레이션의 속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물가는 여전히 오르는 중이지만, 그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지는 경우를 가리킵니 다. 디스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경제 조정 정책으로, 경기 침체를 동반한 물가 하락을 뜻하는 ‘디플레이션’과 달리 상승한 물가 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양적완화'와 '양적긴축', 그리고 '테이퍼링'에 대해서도 알아봅시다! 양적완화는 '양'적으로 돈을 완화한다, 즉 중앙은행이 현금 발행을 늘려 시장에 직접 돈을 공급하는 정책을 뜻합니다. 경기 위축,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질 때 금융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방법이 되지요. 통화량이 늘어나면 소비도 늘고 투자도 늘어 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양적완화로 너무 많은 현금이 풀리게 되면 물가상승, 즉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 정부는 반대로 시장에 풀린 현금을 거두어 들이는 '양적긴축' 정책을 펴게 됩니다. 이때 기준금리를 인상해 시중에 도는 현금이 줄어들게 하기도 합니다. 한편, '테이퍼링'은 '점점 가늘어진다'는 뜻인데요,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조금씩 줄여가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양적긴축과 달리 규모를 줄일 뿐 여전히 돈을 푸는 정책입니다. 

😮
100조, 1해(1조의 1억배) 짜리 지폐가 있다고? 역사상 초고액 지폐들

💰 짐바브웨 '100조 짐바브웨 달러'

짐바브웨는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 특히 토지 개혁 실패, 정치적 불안정 등이 원인이 돼 2000년대 중반부터 심각한 경제 위기와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직면했어요. 2008년 말에는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었는데요, 그해 1월부터 7월까지 무려 2억% 이상 상승했습니다. 500원 짜리 물건이 10억원이 된 셈이죠. 2009년까지 세 번의 화폐 개혁을 했고 결국 100조 짐바브웨 달러 지폐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정부는 자국 통화 발행을 금지하고 미국 통화, 남아공 랜드 등 외국 통화를 사용했습니다.

💰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100조 마르크'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은 이후 막대한 전쟁 배상금과 경제 회복을 위해 무리하게 화폐 발행을 남발했습니다. 이로 인해 1920년대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는데요, 당시 독일의 월간 물가상승률은 300%를 넘고 2년간 물가가 무려 10억배 상승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어요. 오늘 100원 하던 물건이 2년 뒤 1000억원이 된 셈입니다. 1924년 독일 정부는 100조 짜리 마르크 화폐를 발행하기도 했는데, 당시 마르크화의 가치는 말 그대로 휴지보다 못한 상황으로 사람들은 마르크화를 불쏘시개 대신 사용하고 지폐를 도배지 대신 사용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 헝가리 '1해(1조의 1억배) 펭괴'

1차 세계대전이후 월 최대 98%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헝가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심각한 경제 파탄과 함께 상상 초월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1946년 중반에 이르러서는 매일 물가가 두 배로 뛰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였고 당시 헝가리 화폐였던 펭괴는 거의 무가치해졌습니다. 심지어 1해(1조의 1억배, 1020) 짜리 펭괴 지폐가 발행됐을 정도로 역사상 가장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꼽힙니다. 1946년 1월, 통화 가치가 펭괴의 20해 배에 달하는 어도펭괴라는 화폐를 새로 도입했지만,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을 겪었죠. 인플레이션 정상화를 위해 헝가리는 1946년 8월 1일에 새로운 통화 단위인 포린트를 만들었는데요, 1포린트는 2억 어도펭괴와 교환되었습니다.  

💰 유고슬라비아 '5000억 디나르'

1980년대 후반 정치 혼란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1990년대 들어 내전이 터지며 화폐 가치가 전락했습니다. 1993년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으며 1994년 1월에는 한 달 간 물가가 무려 20억배나 뛰었을 정도입니다. 이때 5000억 디나르 화폐가 발행됐으며, 우리 돈으로 1원의 가치에 해당했다고 합니다.

💰 베네수엘라 '100만 볼리바르'

가장 최근 사례는 베네수엘라입니다. 2010년대 후반 베네수엘라는 무분별한 복지 정책과 경제 관리 실패, 유가 하락, 국제 제재 등으로 인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습니다. 2019년 이후 물가상승률은 연간 100만 퍼센트를 넘길 정도였는데요, 수많은 국민들이 베네수엘라를 탈출했으며, 높은 실업률과 고통 지수로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2021년 베네수엘라 정부는 주로 통용되던 1만, 2만, 5만 볼리바르 화폐를 훌쩍 뛰어넘는 100만 볼리바르 짜리 초고액 지폐를 발행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계속된 인플레이션과 볼리바르의 가치 하락으로 당시 100만 볼리바르의 가치는 우리 돈으로 600원에 불과했습니다. 그해 10월에는 화폐 개혁을 단행, 한꺼번에 '0'을 6개 빼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전날까지 100만 볼리바르였던 것이 1볼리바르가 된 것입니다.  

🙄
하이퍼인플레이션 해결 위해 자국 통화를 미국 달러로 바꾼다고? 미국 달러는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통화로, 미국의 국제적 지위 덕분에 다른 통화들보다 가치 변동성이 적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축통화로 국제 거래와 금융 거래에도 널리 사용되지요. 또한 달러화를 사용하게 되면 통화 발행권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무리하게 화폐를 발행할 수 없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미국 달러로 통화를 바꾸는 것이 당장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자국 통화를 버리는 것은 주권 국가로서의 통화 정책 독립성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통화 자체를 바꾸는 것보다 국가의 근본적인 경제 상황이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요.
©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 어떻게 생각하나요?

Q. 아르헨티나는 왜 1만 페소 고액 지폐를 발행해야 했을까?
Q. 고액권 지폐 발행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Q. 물가상승이 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Q. 물가상승의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Q.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어떤 문제들이 생길 수 있을까?
Q. 정부의 무리한 화폐 발행으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까?
Q.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페소를 버리고 달러를 사용하겠다고 했던 공약은 왜 실행되기 어려웠을까?
Q.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Q.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역사적으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나라들의 사례로부터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 커버 이미지_©어나더씽킹랩 via Dalle3
📍
부모님들을 위한 '엄마표 토론' 강의 및 학생들을 위한 '토론 수업' 문의_anthinklab@gmail.com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1 이달에 읽은
무료 콘텐츠의 수

이달의 무료 콘텐츠를 모두 읽으셨네요.

유료 구독하시면 갯수 제한 없이 마음껏 읽으실 수 있어요!

Powered by Bluedot, Partner of Mediasphere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