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시끄러운' 귀가

저녁 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남편의 노래가 시작됩니다. 가사라고는 아이 이름을 연달아 부르는 게 전부지만 단조롭기는 해도 나름 '멜로디'가 있는 노래 형식입니다. 이 노래는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이를 만나 허그를 할 때까지 이어지는데, 이러한 '만남의 의식'이 우리집에서는 (아이가 잠든 뒤 귀가하는 날을 빼고) 매일같이 벌어집니다. 누가 보면 며칠 만에 만나는 사이인 줄 알 정도로 격한 반가움의 표현입니다.

요즘은 귀가 때마다 벌어지는 풍경이 조금 더 '시끄러워' 졌습니다. 최근 세 식구가 열광적으로 시청했던 '팬텀 싱어4'의 영향인데요, 남편의 이른 바 '귀가 송(song)'이 테너 버전부터 베이스, 바리톤, 심지어 콘트랄토와 카운트테너 버전까지 다양하게 변주되는 까닭입니다. 아들은 "아빠, 그만해. 시끄러워~"라고 하면서도 표정은 웃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시끄러운' 버전의 귀가 송에 대해 남편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내가 오늘 지하철에서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