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힘내세요! 아이가 보고 있어요!"-아빠 역할론에 대해

"아빠, 힘내세요! 아이가 보고 있어요!"-아빠 역할론에 대해

아이의 성장에는 아빠의 영향력도 절대적입니다. 요즘 아빠들 중에는 양육을 일 만큼이나 똑같이 중요하게 여기고 적극 참여하는 '슈퍼 대디'들이 많은데요, 오늘은 여러 연구 결과와 또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아빠 역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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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시끄러운' 귀가

저녁 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남편의 노래가 시작됩니다. 가사라고는 아이 이름을 연달아 부르는 게 전부지만 단조롭기는 해도 나름 '멜로디'가 있는 노래 형식입니다. 이 노래는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이를 만나 허그를 할 때까지 이어지는데, 이러한 '만남의 의식'이 우리집에서는 (아이가 잠든 뒤 귀가하는 날을 빼고) 매일같이 벌어집니다. 누가 보면 며칠 만에 만나는 사이인 줄 알 정도로 격한 반가움의 표현입니다.

요즘은 귀가 때마다 벌어지는 풍경이 조금 더 '시끄러워' 졌습니다. 최근 세 식구가 열광적으로 시청했던 '팬텀 싱어4'의 영향인데요, 남편의 이른 바 '귀가 송(song)'이 테너 버전부터 베이스, 바리톤, 심지어 콘트랄토와 카운트테너 버전까지 다양하게 변주되는 까닭입니다. 아들은 "아빠, 그만해. 시끄러워~"라고 하면서도 표정은 웃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시끄러운' 버전의 귀가 송에 대해 남편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내가 오늘 지하철에서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몰라!"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 부부는 비슷한 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어떻게 하면 아이를 더 웃게 할 수 있을까, 항상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편이거든요.

다 커서도 늘 아빠 껌딱지인 아들과 행복한 아빠. ©어나더씽킹랩

'내 노래'를 보유한 아이의 자부심

남편의 노래는 '귀가 송'만 있는 게 아닙니다. '잠자리 송(song)'도 있는데요, 한 두 곡이 아닌 대여섯 곡 쯤 되는데다 그 역사(?)도 6년 이상 됐습니다. 귀가 송 멜로디는 그래도 순수 창작인데 잠자리 송은 기존 동요나 가요, 심지어 군가는 물론이고 개그 유행어 멜로디에 가사만 아이 중심적으로 바꾼 것들입니다. 이걸 참 뭐라 설명하기가 어려운데요, 그렇다고 여기에 예시를 들어 보이자니 그 또한 너무 말이 되지 않아 민망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보면, '둥글게 둥글게'의 동요에 아이 이름을 갖다 붙이고 도무지 연관되지 않은 단어들을 조합해 '웃긴' 가사를 만들어 낸다거나, '사나이로 태어나서~'로 시작하는 군가에 역시 아이 이름으로 바꿔 내용을 코믹하게 바꾼 버전 등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던 어떤 개그맨의 유행어는 아이가 태어나서 감사하다는 내용으로 바꿔 부르고요,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으로 시작하는 가요를 아이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부르는 식입니다.

노래를 듣는 동안 아이는 행복한 미소를 내내 짓기도 하고 어떤 때는 같이 부르기도 했습니다. 가사가 틀리면 지적하기도 하고요, 한 곡이라도 빠지면 해 달라고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자장가'가 아닌 '잠자리 송'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짐작되시죠? 잠들기 위해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잠자리에서 부르는 순전히 아빠의 사랑 표현에 집중한 노래인 거죠. 아이가 '내 노래'라고 부르는 이 곡들이 아이를 더 행복하게 잠들게 했을 것이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다 커서 매일 잠자리 송을 불러주지는 않지만, 어쩌다 한 번씩 '이벤트처럼' 아이 침대에서 노래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내 노래'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아이는 그만 하라고 하거나 싫어하는 법이 없어요. 나중에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이런 장면들을 떠올리곤 얼마나 행복해 할까, 그리워할까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남편의 노래들이 더없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어디선가 읽었는데요, 아이들은 어떤 특별한 날을 위한 퍼포먼스, 멀리 떠났던 여행처럼 부모가 맘 잡고 기획한 이벤트보다는 매일 부모가 해주었던 말, 습관적 행동과 태도, 감정 표현 등 일상적인 것들을 더 많이 기억하고 영향을 받는다고 해요.

아들을 위한 아빠의 노래 얘기를 꽤 길게 했습니다만, 다정한 애정 표현 외에도 남편은 '좋은 아빠'의 면모를 제법 많이 갖추고 있는 편입니다.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성장 과정에 관심을 갖고 작은 변화도 감지하며, 아빠의 역할과 좋은 모델로서의 본보기를 고민합니다. 성적, 결과, 그리고 입시와 성공 같은 목표가 아닌 바른 성장과 과정, 그리고 행복한 미래와 성취를 우선시하는 가치관도 바람직합니다. 다정하고 따뜻한 아빠지만 언제나 모든 것을 허용하지 않는 아빠라는 점도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잦지는 않지만 아빠의 엄격한 지적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순간들도 있거든요.

부모가 어떤 육아와 양육을 하느냐의 문제는 물리적인 면과 정서적인 면,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하고 현재 뿐만 아니라 아이의 앞날에도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것임을 생각할 때, 남편의 역할이 우리집 아이를 잘 자라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미지_픽사베이

유명 입시 컨설팅 업체 대표의 경험적 조언

주변에 보면 요즘 아빠들은 대체로 '슈퍼 대디'인 것 같아요. 양육에 관한 이전 세대들처럼 '아내의 몫'이라고 치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욱 바람직한 건 '그래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책임감, 혹은 아내의 요구 때문이 아닌 진정으로 육아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행사, 학교 부모 상담 등에도 부부가 함께 오는 사례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론적으로 육아에 있어 아빠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실상 우리에게 적용되기 시작한 건 그리 긴 세월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16~17년 전, 제가 잡지사에 근무하던 시절에 한창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는 식의 아빠 참여 양육과 교육이 강조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일은 물론 가정에서도 양육에 적극 참여하는 '슈퍼 대디'들의 사례를 찾아 취재하고 기사를 쓰며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결혼도 하지 않았던 저는 취재를 하면서 어렴풋이 '미래의 남편'이 그런 아빠가 되기를 바라기도 했었습니다.

아빠의 육아 참여가 아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경험적 이야기를 제법 많이 들었던 저에게 결정적으로 '아빠 역할론'에 대해 쐐기를 박은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2010년도 일인데요, 당시 임신 중이었던 저는 교육 담당 기자로 일하며 앞으로 아이를 키우는 데 도움 될 만한 양질의 정보를 많이 얻고 있었습니다. 그때 만난 전문가들 중에 강남에서 아주 유명한 입시 컨설팅 업체 대표가 있었어요. 당시 '입시 컨설턴트'라는 직업 자체가 사교육의 정점, 혹은 '그들만의 세계'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취재 과정에서 딱히 대단히 호감 가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분이 들려주었던 한 사례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선명합니다.

입시 컨설팅을 받으러 올 때 보통은 아이와 엄마만 온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입시 컨설팅이 필요한 나이의 자녀를 둔 부모님 세대는 아빠와 엄마의 역할 구분이 명확했으니 이상할 게 전혀 없는 일이죠. 자녀 교육의 3요소가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조부모의 재력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보편적이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간혹 어쩌다 아빠를 동반하고 오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재밌는 건 아빠를 동반한 경우, 두 부류의 아빠로 나뉜다는 점이었는데요, 말이 없다는 건 공통적이지만 한 부류는 귀 기울여 경청을 하다가 상담이 끝난 뒤 아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따뜻한 격려의 말과 시선을 보내는 아빠이고, 또 한 부류는 마지 못해 따라온 듯 내내 휴대폰만 보고 있다가 돌아가는 경우라고 했습니다.

한데 아이 성적이나 입시 결과를 보면 전자 스타일의 아빠를 동반한 경우 훨씬 뛰어나다는 겁니다. 당시 이 이야기를 들려준 입시 컨설팅 업체 대표님은 "어설프게 간섭할 바에야 차라리 무관심이 낫겠지만, 아빠의 적극적인 참여와 격려를 받은 아이들의 결과가 다르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남편분에게도 꼭 이 이야기를 전하시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때 그분의 조언 때문에 남편이 지금처럼 좋은 아빠의 면모를 갖추게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지나 의식만 갖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다만, 아이가 중학생이 된 지금, 그 대표님의 말씀이 옳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닫고 있는 중인 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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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역할론에 대한 연구 결과들

개인의 경험, 그리고 일부 학생들의 사례로 판단한 입시 컨설팅 업체 대표님의 경험은 객관적 지표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아빠 역할론'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더러 발표돼 왔습니다.  

우선 하버드 그랜트 연구(Harvard Grant Study)가 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신처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의과 대학생들을 상대로 75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말하는데요,  이 연구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성인기 이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관한 정보를 주는 데이터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어머니와의 좋은 관계는 높은 연봉, 그리고 치매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고, 아버지와의 좋은 관계는 불안 증상을 낮추고 특히 노년기가 됐을 때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꽤 흥미로워했는데요, 엄마보다는 아빠와의 관계가 성인 이후의 정서적 부분을 많이 보완해준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진행된 적이 있다고 해요. 2016년에 보고된 '한국 어린이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가 그것이라고 하는데요, 연구에 따라면 엄마와 관계가 좋으면 아이의 성적과 상관 없이 아이의 삶의 만족도가 높았고, 아빠와 관계가 좋으면 경제력이 부족하더라도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해요.

더 어린 시절에 끼치는 아빠의 영향력에 관한 연구도 있습니다.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영국에서 18522개 가정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매년 체크를 통해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확인한 연구인데요, 아이가 9개월 때 아빠가 양육에 적극 참여했는지가 아이의 문제행동 여부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 아이가 5세 때 아빠가 얼마나 놀아줬느냐가 훗날 아이의 우울과 불안 증상과 연관된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답니다.

심리학에서도 아빠의 역할이 아이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는 오랜 연구 과제이기도 했습니다. '감정 코칭'의 대가인 존 가트맨 박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아이의 활동에 아빠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참여하는 것이 아이의 어린 시절은 물론 성인 이후의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식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심리사회학적으로는 더 오랜 연구와 이론들도 있습니다. 모두가 아닌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아버지가 자녀에게 미치는 중요한 영향에 대해 일찌감치 이론을 제시한 바 있죠. 특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아버지에 대한 적대감과 경쟁심), 아버지와의 동일시를 통한 도덕성과 성 정체성 형성 등 남자 아이에게 아버지가 미치는 영향이 이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물론 프로이트 이론은 이후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이를 근거로 더 많은 연구가 발전되고 수정되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 영향력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에릭 에릭슨의 연구가 대표적이죠. 저명한 발달 심리학자이자 정신 분석가인 에릭슨의 연구 역시 프로이트의 이론을 확장해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 아버지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에릭슨은 자녀의 정체성, 자율성,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데 중요한 인물로서 아버지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아버지의 지지와 참여가 자녀의 다양한 심리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발달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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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양육 참여가 아이 성장에 끼치는 몇 가지 영향력

아빠 역할에 대한 이론과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아빠가 아이 성장에 끼치는 몇 가지 영향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서적 발달 : 보통 엄마가 아이의 정서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고 있지만, 연구 결과 등을 보면 아빠의 양육 참여가 아이의 어린 시절은 물론, 성인기 이후의 정서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 역할 모델 : 아빠는 자녀, 특히 아들에게 중요한 역할 모델이 됩니다. 아빠를 관찰함으로써 감정 관리, 문제 해결, 책임감 등을 배우고 긍정적인 롤모델로 삼는다는 것이죠. 딸의 경우는 아빠를 통해 '배우자'에 대한 바람직한 상, 건강한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요.  
  • 인지 발달 : 아빠의 학습 참여는 자녀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인지 발달 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또한 교육에 대한 접근에 있어 엄마와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등 균형 잡힌 교육에 일조하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 규칙과 규율 학습 : 아빠는 보통 집 안에서 규칙이나 규율의 경계를 만드는 데 일조합니다. 이런 역할이 아이에게 규칙과 결과, 책임감 있는 행동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배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사회성 향상 : 회사 생활은 물론, 스포츠, 취미, 지역 사회 같은 가정 밖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자녀는 또래와의 교류, 사회적 관계에서 어떤 기술과 태도가 필요한지 등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 자존감과 자신감 향상 : 아빠의 격려와 인정, 칭찬은 자녀의 자존감과 자신감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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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엄마' 사이는 어때야 할까?

한편, 아빠가 가정 안에서 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대상인 '엄마'와의 사이가 아이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 또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입니다. 아빠로서의 역할론도 중요하지만 '부모'로서의 역할이 또 존재하는 것입니다.

가장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몇 가지만 추려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부부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 :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고 있는지,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어떠한지, 서로 이해하고 도우려는 자세가 돼 있는지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이러한 분위기가 자아내는 가정의 따뜻한 분위기가 아이 정서에 끼치는 영향은 물론이고, 사회성을 기르고, 연애관, 결혼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 부부의 경우는 서로 농담이나 웃긴 상황을 자주 만드는 편인데요, 언젠가 아이와 인터뷰를 할 때 아이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엄마, 아빠가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면, 나도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야 할 지 배울 수 있어서 좋아."
  • 부부간 대화의 양과 질 : 대화가 없는 가정은 곧 '불화'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불화가 아이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죠. 부부 간에 흐르는 냉랭함도 문제지만 대화할 때 다정함이 아닌 짜증이나 부정적 감정이 섞인 말을 지속한다면 아이는 이 상황을 훨씬 더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인다고 해요. 더 안타까운 건 이 상황이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게 되기도 한다는 거죠.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박적으로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임하는 대화보다는 적게 대화하더라도 늘 따뜻한 말, 배려의 말을 사용해 대화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간단히 와인 등을 마시며 대화를 하는데요, 그 주제로 시답잖은 일상 이야기부터 아이 이야기, 미래 계획까지 크고 작은 내용을 오갑니다. 이 모습을 커오는 동안 자연스레 접한 아이는 '엄마 아빠가 와인 마시는 날'을 늘 기분 좋은 날로 여깁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자체로 흐뭇한 것이겠죠.
  • 부부 싸움과 문제 해결 : 살다 보면 싸움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인데, 우리는 대체로 '절대로 아이 앞에서 싸워서는 안돼'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싸우더라도 아이가 잠든 후에 싸우자, 는 원칙을 세울 정도로요. 그런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싸우지 않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싸우더라도 이후 화해하고 문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까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야 아이도 이 모습을 지켜보며 '아, 누군가와 싸울 수도 있구나, 싸운 뒤에는 이렇게 화해하고 해결하는 거구나' 하고 배우게 된다는 것이죠. 싸우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올바른 싸움의 방법을 익히지 못하고 성장한다고 해요. 상처만 주고 끝나는 싸움이 아닌, 아름다운 결말이 있는 '싸움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 참고자료

<아빠 양육, 얼마나 중요할까?>, 정신의학신문(2020.04.19)

<'아빠'의 육아 참여가 자녀의 정신 발달에 끼치는 영향>, 하이닥뉴스(2022.05.05)

<우리 아이를 위한 부부 사랑의 기술>, 존 가트맨, 쥴리 슈워츠 가트맨 박사 부부 지음, 해냄 출판(2008)

<아이의 두뇌는 부부의 대화 속에서 자란다>, 아마노 히카리 지음, 센시오(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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