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뉴스 브리핑> 2023년 4월 ② 셰어런팅 주의보부터 분말형 인공 고기 개발 소식까지

<엄마표 뉴스 브리핑> 2023년 4월 ② 셰어런팅 주의보부터 분말형 인공 고기 개발 소식까지

4월 후반기에도 묵직한 이슈부터 훈훈한 뉴스까지 다양한 소식들이 있었는데요,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함께 생각을 나눠보기에 적합한 주제들을 선별해 봤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보시길!

anotherthinking

<1> "엄마, 내 허락받았어?" SNS에 사진 올렸다가 소송…셰어런팅 주의보, 2023년 4월 25일자, 머니투데이

  • 셰어런팅이 뭔가요?

셰어런팅이란 공유(share)와 육아(parenting)의 합성어로 자녀의 사진을 SNS에 공유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미국 유명배우인 기네스 펠트로가 2019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자 딸이 "엄마, 우리 얘기했잖아. 내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올리지 마"라는 댓글을 달아 불쾌함을 표현하면서 '셰어런팅'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심지어 셰어런팅으로 부모를 고소한 사건도 있습니다. 2016년 당시 13세였던 캐나다의 대런 랜달은 부모가 나체 사진 등 아기 때 창피한 모습을 10년 간 SNS에 올려두었다며 35만 캐나다 달러(약 3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기도 했습니다. 대런은 인터뷰에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이 법적으로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하려고 부모를 고소했다"라고 말하며  합의금 수준에 대해서는 "10년 간 굴욕에 비하면 적은 돈"이라고 했다는군요.

  • 사진 공유는 위험한 일?

해외에선 일찍이 셰어런팅 주의보를 내려졌습니다. 자칫하면 자녀가 아동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자녀 등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사진을 게재한 경우 징역 1년과 4만5000유로의 벌금형에 처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영국 대형금융사 바클레이즈도 셰어런팅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2030년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신원 사기의 2/3가 셰어런팅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기범들이 누군가의 신원을 도용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며 지적했습니다.

유니세프 노르웨이위원회에 따르면 아동이 평균 12살이 될 때까지 부모가 SNS에 공유하는 자녀 사진은 1300장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위원회는 자녀 동의를 받는 것을 넘어 온라인에 자녀 사진을 공유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도 '잊힐 권리' 준비?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세이브더칠드런 조사결과 0~11세 자녀를 둔 부모의 86.1%가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연말까지 셰어런팅 대처방안을 담은 아동·청소년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안을 발의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온라인 상의 정보를 삭제하는 '잊힐 권리'는 본인이 올린 게시물이나 제3자가 올린 게시물로 인해 명예훼손 등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가능한데, 이와 별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미 유엔은 디지털 환경에서 보장해야 할 아동 권리 중 하나로 '프라이버시권'을 명시하고 국가가 정정·삭제권, 철회권 등을 보장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역시 아동·청소년기에 수집된 개인정보는 삭제권과 잊힐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tip) 이번 뉴스는 부모님들부터 많은 생각을 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사진과 영상을 공유한 것에 대한 '사과'로 시작해도 좋겠죠? 셰어런팅을 넘어 SNS 상의 정보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가에 대해 대화하고 디지털 환경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로 삼아보세요.

Q. 부모가 자신의 어린 자녀 사진 등을 올릴 때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
Q. 아이가 너무 어려서 독립적인 '자기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경우는 괜찮은 것일까?
Q. 가족이 아닌 타인의 경우는 어떨까? 친구나 이웃, 회사 동료 등과 함께 한 사진이나 영상 공유 때도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허락을 구해야 할까? 특별한 정보가 없는 경우에도 그럴까?
Q. 아주 사소한 정보라 해도 디지털 상에서 노출됐을 때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이유가 뭘까?
Q. '잊힐 권리'란 무엇일까?
Q. SNS를 안전하고도 즐겁게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는 무엇일까?

리움미술관에 전시 중인 카텔란의 '바나나' 작품. 크레딧_어나더씽킹랩

<2> 1억 5천만 원짜리 ‘바나나’ 관람객이 ‘꿀꺽’, 2023년 4월 28일자 KBS

  • 어떻게 이런 일이?

한 20대 남성이 벽에 테이프로 붙여 놓은 바나나를 떼어내 맛있게 먹은 뒤 바나나 껍질을 그 자리에 다시 붙여놓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요?

이 바나나가 바로 현재 리움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 <위(WE)>에 출품된,  '코미디언(Comedian)'이란 제목이 붙은 엄연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일으킨 이는 서울대에서 미학을 전공하는 학생. 당황해서 달려온 미술관 관계자들에게 이 학생은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고 고파서 먹었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이 붙여 놓은 바나나 껍질은 한동안 작품처럼 전시장 벽에 붙어 있었고, 30여 분 후 미술관 측이 다시 새로운 바나나를 붙이면서 소동이 일단락됐다고 해요.

  • 문제의 바나나 작품의 가치는?

2019년 세계 최대 미술장터인 '아트 바젤'에 등장한 같은 제목의 바나나 작품은 1억 5천 만원에 낙찰된 바 있습니다. 심지어 작품이 팔린 뒤 곧바로 한 행위예술가가 바나나를 떼어내 먹어 치우면서 더 큰 화제를 일으켰고요.

  • 사건을 일으킨 이유가?

바나나를 먹어 치운 서울대 학생의 말을 들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카텔란의 작품이 어떤 권위에 대한 반항이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반항에 대한 또 다른 반항을 해보는 것일 수도 있고, 그리고 사실 제가 마지막에 껍질을 붙이고 나왔어요. 작품을 훼손한 것도 어떻게 보면 작품이 될 수 있을지 뭐 이런 것도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현대미술을 보면 이런 기획은 없었던 것 같아서, 장난삼아서 한 번 붙여놓고 나왔어요. 사실 먹으라고 붙여놓은 거 아닌가요?"

해당 학생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이 알려지면서 서울대 내부에서는 '주목을 받기 위해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라며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다고 합니다.

tip) 뉴스에 등장하는 영상을 한번 함께 본 후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습니다. 이를 계기로 카텔란의 작품 세계에 관심을 갖는다면 함께 전시장을 방문해보는 것도 적극 추천합니다.

Q. 바나나를 벽에 붙여 놓은 것 뿐인데 어떻게 '작품'이 될 수 있었을까?
Q. '작품'을 먹어버리는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 일 아닐까? 사건을 일으킨 학생은 어떤 조치를 받았을까?
Q. 이 학생의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Q. '작품을 훼손한 것도 작품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바나나 껍질도 작품으로 볼 수 있을까?
Q. 예술 작품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작가의 '의도'만 있다면 그 무엇이든 작품이 될 수 있을까?

(*현대 미술의 대표적 문제작인 마르셀 뒤샹의 '샘'을 예로 들면 좋겠습니다. 뒤샹이 변기를 가져다 놓고 '샘'이란 제목을 붙여 전시를 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일화는 아주 유명하죠.)  

이미지_픽사베이

<3> 대구 베토벤 ‘합창’ 금지 ‘종교 불협화음’ 전국 국공립합창단으로, 2023년 4월 27일자, 한겨레

  • 베토벤 '합창'이 무슨 문제?

대구광역시 종교화합자문위원회(종교자문위)가 최근 시 소속 예술단체에게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을 금지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합창' 뿐만 아니라 베르디의 '레퀴엠'과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도 종교자문위의 검열에 제동이 걸린 바 있는데요, 특정 종교에 편향된 곡이라는 것이 금지의 이유입니다.

베토벤 최후의 교향곡으로 모든 교향곡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는 곡입니다. 제4악장은 독창 및 합창과 함께 연주되는데, 합창에는 '환희여, 신의 아름다운 광채여 낙원들의 딸들이여, 우리는 빛이 가득한 곳으로 들어간다, 성스러운 신전으로!'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또 '창조주를 믿겠는가, 온 세상이여? 별들 뒤의 그를 찾으라! 별들이 지는 곳에 그는 있다'는 가사도 있습니다.

종교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 세계에서 자주 공연되며 예술적 보편성을 얻은 곡들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는 한탄이 나오는 가운데 , 대구지역 음악인들은 종교자문위 폐지를 요구하며 '국가적 망신'이라는 강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비판과 반발에 대구시는 결국 종교자문위를 폐지하고 관련 조례도 삭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 갈등의 시작은?

문제를 제기한 기구는 종교자문위인데요, 이 기구가 대구시의 공식  기구로 출범하게 된 계기 또한 베르디와 푸치니의 오페라에 나오는 유명한 합창곡들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발단은 2021년 4월 29일, 대구시립합창단이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공연한 '오페라 합창'이었습니다. 대구지역 불교계는 이 공연을 '찬송가 공연'이라고 비판하며 대구시에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이 날 레퍼토리 중에는 대중에게 친숙한 합창곡으로 구성됐으나 '신들에게 감사하라', '영광, 찬송을 올립시다' 등 부분적으로 종교적 내용이 포함됐다고 합니다. 이에 불교계는 하필이면 '부처님 오신 날' 전야제 당일에 같은 곡으로 '앙코르 공연'을 한 것도 불만을  표출했다고 합니다.

이후 대구지역 불교계는 대구시립합창단의 창립 40돌 공연도 문제 삼았습니다. 종교 편향 행위로 규정하며 '시립 성가대'로 몰아붙인 것이죠. 불교계가 대구시를 항의 방문하는 등 강경 태도를 이어가면서 2021년 12월 대구시는 종교자문위 조례를 신설하고 15인 이내의 자문위원을 두어 '종교 중립성' 관련 안건에 대해 '전원 찬성'을 거쳐 의결토록 했습니다. 다시 말해 특정 종교계 출신이 1명이라도 반대하면 아예 공연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 전국적으로 금지? 불교 음악은?

대구시 사례는 전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불교음악원은 전국 18개 시·도립합창단의 과거 공연 곡목들을 전수조사한 후 "대다수 공연에서 기독교 신을 찬양하는 찬송가가 다수 포함됐다"며 종교 편향성을 공격했습니다.

조계종의 항의를 받은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공립 합창단 단원들을 불러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국공립 합창단들은 난처함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종교를 떠나 하나의 클래식 장르로 굳어진 곡을 빼면 합창단 레퍼토리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한편 불교계의 지적에 대해 예술가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같은 논리대로라면 국립미술관, 국립박물관 등이 불교 문화재나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 국공립 국악단체들이 불교, 굿 관련 내용의 전통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것도 문제가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인데요, '종교와 함께 해온 동서양 음악에 종교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거셉니다.

tip) 베토벤의 4악장을 함께 들어보고 이야기 하면 좋겠네요.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곡이기 때문에 해당 뉴스에 더 관심이 갈 겁니다.  

Q. 클래식에 기독교적 색채가 들어간 곡들이 적지 않은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Q. 불교계가 그렇게까지 반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공립 예술단체는 종교적 '중립성'을 지켜야한다는 논리는 어떻게 생각해?
Q. 음악, 미술 등 예술은 종교적 잣대로부터 자유로워야 할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Q. 이번 갈등과 논쟁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 생각할 문제는 어떤 것들일까?  
Q. 종교의 기본 요소, 기본 가치는 무엇일까? 서로 다른 종교는 화합하기 어려운 것일까?

네이처 지에 실린 분말형 인공 고기 배양 과정에 대한 설명. 

<4> 맛·향은 그대로, 영양은 ↑…분말형 인공 고기, 2023년 4월 24일자, 서울신문

  • 가루로 된 고기라고?

1980~90년대 유행했던 콩고기. 콩을 이용해 얇은 고기처럼 만든 콩고기는 이름과 달리 '고기' 맛이나 식감을 내지 못했는데요, 2000년대 이후 육류 소비량 증가와 함께 환경 문제, 동물 윤리 문제 등이 제rl되면서 대체육, 배양육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미 상업화된 배양육도 있지만, 맛이나 영양 면에서 실제 고기에 미치지 못하고 비용 또한 비싸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맛과 향은 실제 고기와 비슷하고 오히려 영양분은 더 높은 배양육을 만드는 게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강원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분말(파우더) 형태의 고단백 세포 파우더 고기를 개발한 것입니다.

  • 분말형 배양육은 어떤 특징이?

연구팀은 세포의 분화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단백질 함양을 더 높이는 배양 조건을 만들고, 기존 배양육과 달리 분말 형태로 제조함으로써 가격 효율성을 76%까지 높였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실제 소고기와 같은 향과 맛을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요.

담백질 함량의 경우 소고기 안심(20.7%), 닭가슴살(25.7%)과 비교했을 때 분말 배양육은 이보다 훨씬 높은 48.1%의 단백질 함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로 인해 상품화될 경우 다양한 제품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tip) 대체육이 무엇인지, 그 중에서도 배양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설명이 필요합니다. 고기를 대체하는 식품을 말하는 대체육은 육류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지닌 육류 대체식품을 통칭하는 말로 대표적으로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만든 '식물성 대체육' 등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체육의 하나인 배양육은 동물체로부터 세포를 체취해  체외 배양으로 고기를 얻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실험실에서 만드는 고기,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Q. 식물성 대체육을 넘어 배양육을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물성 대체육으로 고기를 대체하기 어려운 것일까?
Q.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고기 성격이 강한 배양육은 대중화될 수 있을까?
Q. 배양육의 장점은 무엇일까?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Q. '가루' 형태의 '인공 고기'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일까?
Q. 대체육, 배양육의 성장이 지구 환경 문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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